현대차, ST1 첫 주자 '카고 트럭'…"배송·물류 최적화"
18개사 피드백 반영 개발, 동급 최대 적재공간·저상고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08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1 카고. (제공=현대차)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모빌리티는 결국 사람이 일하기 편한 모빌리티다.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 있는 고객 목소리를 생생하게 반영한 ST1은 하드웨어(차량)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고객 최적화가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이 될 것이다."


정유석 현대자동차(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은 지난 23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ST1 미디어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ST1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유석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이 23일 열린 ST1 미디어 발표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제공=현대차)

ST1은 '서비스 타입1'(Service Type1)의 약자다. ST는 다양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뜻하며 숫자 1은 그중 첫 번째 모델임을 의미한다. ST1은 샤시캡(차량의 뼈대를 의미하는 '샤시'와 승객실을 의미하는 '캡'만으로 구성된 차량) 모델인 만큼 적재함 부분에 고객의 비즈니스에 맞춘 다양한 특장 모델을 장착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날 설명회는 ST1의 첫 모델인 카고와 카고 냉동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샤시캡에 일반 적재함과 냉동 적재함을 각각 장착한 해당 모델은 물류와 배송 사업에 특화시킨 모델이다. 현대차는 ST1 카고와 카고 냉동을 개발하기 위해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직스, 컬리 총 18개 기업을 파트너로 두고 긴밀하게 협업했다. 현대차가 차량을 최소 2주에서 최대 2달까지 빌려주고, 실제 비즈니스에서 이용한 뒤 피드백을 받는 식이다.


ST1 카고(왼쪽)와 ST1 샤시캡. (제공=현대차)

오세훈 PBV 디벨롭먼트실 상무는 "넉넉한 적재 공간 확보와 지하 주차장 진입이라는 상반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저상화 구조를 만들었다"며 "동급 최대 적재 공간을 구현한 동시에 차량 전고(바닥에서 차량 지붕까지의 높이)를 2230mm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택배 차량의 전고가 2500mm이고 지하 주차장 층고가 2300mm 정도인 만큼 ST1 카고와 카고 냉동 모델은 무리 없이 지하를 이용할 수 있다.


충전 중인 ST1 카고. (사진=이세정 기자)

오 상무는 "택배 기사의 경우 하루에도 수없이 반복되는 승하차와 허리를 굽혀 택배 박스를 나르는 작업을 수행한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스텝고를 380mm로 설정해 승하차 시 무릎 등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또 카고 내축의 높이를 1700mm로 잡아 허리를 굽히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손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트윈 스윙 도어와 좀 더 쉽게 오르고 내릴 수 있는 스텝 보조 발판, 20분이 소요되는 완충(80% 이상) 속도 등도 ST1 카고와 카고 냉동의 차별화된 장점이다. 특히 배송 기사가 탑승하는 순간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고 내비게이션이 활성화돼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는 스마트 드라이브 레디, 기사가 차량에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 스마트 워크 어웨이 등으로 배송 작업을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카고 후방의 초음파 센서를 부착한 충돌 경고 기능도 ST1 카고와 카고 냉동을 위해 신규 개발했다. 측면이 넓은 택배 차량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횡풍안전제어 기능과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 배송 기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옵션도 있다.


오 상무는 "카고 냉동의 경우 EPS단열재로 냉동 성능을 확보했다"며 "기존에는 냉동기를 제어하기 위해 별도의 단말기를 부착했어야 하지만, 카고 냉동에서는 10.25인치의 전용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ST1 카고 냉동. (사진=이세정 기자)

주목할 부분은 ST1이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첫 번째 PBV(목적기반차량)라는 점이다. 특히 승용 모델에 한정돼 있던 그룹의 전동화 라인업을 상용 모델로 확장할 뿐 아니라 사용 목적에 맞게 형태를 변형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가지는 의미가 적지 않다.


이에 맞춰 ST1 카고와 카고 냉동은 배송 기사의 운용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차량 전원과 통신 데이터 등을 비즈니스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플러그 앤 플레이 기술과 고객사와 파트너사가 이용하는 데이터 통신 수단인 데이터 오픈 AP1 등이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데이터 오픈 API는 고객사 시스템으로 실시간 차량 운행 정보(차량 위치, 속도, 시동 상태, 배터리 충전량 등), 차량 운행 분석 데이터 등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전달해 효율적으로 차량을 관리한다. 아울러 차량 후드와 도어의 열림 상태, 충전 플러그 연결 여부 등 차량 상세 데이터를 전달하고 공조, 도어락 등에 대한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민상기 PBV사업실 실장은 "배터리 잔량이나 타이어 공기압 등 필요한 정보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앱)으로 원하는 시간에 활용할 수 있고 배송 기사들만 사용하는 특수 목적의 앱도 설치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소프트웨어의 확장성을 제공해 SDV 전환을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ST1 카고와 카고 냉장. (제공=현대차)

현대차는 중국산 상용 전기차와는 근본적인 차별점을 확보한 만큼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우석 현대차 국내상품운영2팀장은 "76.1kWh 배터리를 탑재해 긴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고, 완충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중국산 차량과의 차별화 포인트"라며 "특히 개발 과정에서부터 고객의 니즈를 충실히 반영했고, 편의사양과 안전사양도 월등히 우수하다"고 자신했다. 이어 "무엇보다 올해부터 보조금 지급 기준이 달라지면서 ST1 카고와 카고 냉동은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환경부에 따르면 현대차 포터 전기차와 기아 봉고 전기차 기준 국고 보조금은 1050만원이고, 봉고 전기차 냉동탑차는 1261만원을 받는다. 지자체 보조금 기준으로는 최대 1140만원이 가능하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할 때 ST1 카고는 최대 2190만원, ST1 카고 냉동은 2401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T1 카고 냉동 내부의 인포테인먼트에서 냉동기를 제어할 수 있다. (사진=이세정 기자)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국민 트럭'인 포터 전기차(EV)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된 점을 우려한다. 현재 ST1 판매 가격은 카고 5980만~6360만원인 반면 현대차 포터2 EV는 4060만~4274만원으로 2000만원 넘게 가격차가 벌어진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ST1의 개발 취지와 콘셉트는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며 "단순 택배와 물류 뿐 아니라 확장된 비즈니스가 가능할 뿐 아니라 차량 내 관제 시스템 연결과 각종 서비스 구현이 가능한 만큼 장점으로 어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가격 측면에서는 포터보다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적재량과 운영 효율성, 사업 증대성 등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이동식 스마트 팜과 애완 동물 케어 숍, 경찰 작전차, 응급 구조차 등 다채로운 특장 모델이 전시됐다. 현대차는 고객 니즈가 많은 특장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ST1 기반 다양한 특장 모델. (사진=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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