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428억 추가 투자 '한샘 지분' 9% 확보
저가 매입 기회에 부정적 기조 전환...경영권프리미엄 없어 시가 수준 예상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9일 16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롯데가 인테리어 기업 한샘에 추가 투자를 확정했다. 그룹 내부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지분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한샘에 359억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롯데하이마트도 69억원을 지원해 롯데그룹 추가투자액은 428억원이 됐다. 같은 날 사모펀드 운용사(PEF) IMM PE도 572억원 추가 투자를 결정해 총액 1000억원을 맞췄다.


당초 롯데는 자금 추가투입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부 사정이 좋지 못한 사정에서 외부로 자금을 유출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는 후문이다.


롯데쇼핑이 태도를 바꾼 이유는 초기 투자금액 대비 적은 금액으로 지분을 크게 늘릴 수 있어서다.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물타기에 적합한 시기라고 본 것이다.


IMM PE는 한샘을 인수하며 지분 27.7%(652만1509주)를 주당 약 23만원, 총액 1조5000억원에 사들였다. IMM PE가 블라인드 펀드 로즈골드 4호를 통해 4000억원을 조달했고, 롯데쇼핑이 3000억원을 출자했다. 나머지 금액은 8000억원은 신한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나왔다. IMM PE가 확보한 지분 중 5.54%(약 36만주)가 롯데쇼핑 몫인 셈이다.


한샘 주가는 9일 종가기준 4만7600원이다. 인수 시점과 비교해 약 79% 하락했다. 아직 투자 방식이나 조건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시장 가격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수 때와 달리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지 않는다.


이를 기준으로 IMM PE와 롯데가 확보할 수 있는 추가 지분은 시가 기준 약 9%(212만주)다. 1조5000억원을 투자해 확보한 지분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중 롯데 지분이 약 3.86%다. 428억원을 투자해 총 지분을 9%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초기 투자에 부정적이었던 것은 맞다"며 "처음 금액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지분 확보가 가능한 상황에서, 한샘이 주가 회복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샘이 주가를 회복하기 위해선 실적 개선이 먼저 필요하다. 1분기 영업이익 100억원을 기록한 한샘은 2분기 21억원으로 실적 하락을 맛봤다. 3분기에는 더욱 악화돼 13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가구업계는 월말, 월초가 성수기이기 때문에 해당 기간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올해 코로나 특수가 끝나고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예전과 같은 성과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자금조달에는 대주단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 인수 당시 대주단은 자금을 대면서 분기별 담보대출비율(LTV)을 75~85%로 설정했는데, 한샘 주가가 하락하면서 85%를 초과하자 추가 담보를 요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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