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텍, 최강용 회장 유상증자 불참…새 투자자 누구?
최 회장 자금여력 부족說…CB 발행 400억 인수자 면면 주목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7일 17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아이텍 본사 전경. (사진=아이텍 제공)


[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아이텍이 최강용 CY그룹 회장에게 배정된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조달을 추진했으나 참여 대상자가 돌연 교체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최 회장의 자금 여력에 물음표를 던지며 그가 간접적으로 동원할 주변의 자금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월 아이텍은 10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당시 최강용 CY그룹 회장은 해당 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 유상증자 제3자 배정대상, 최강용→5개 법인으로 변경


유상증자를 결정한 지 2개월이 흐른 지난달 제3자 배정자가 최강용 회장에서 5개 법인과 계열사 임원으로 교체됐다. 아이텍의 100% 자회사인 김성우 아이텍씨앤씨(복합소재 제조 자회사) 대표(6만8027주)를 비롯해 ▲플루토스홀딩스(13만6054주) ▲빅토리아프라이빗홀딩스(25만8503주) ▲리노플래닝(27만2108주) ▲블루밍이노베이션(27만2108주) ▲브릿지원(35만3741주)등 총 136만541주다. 계열사 임원을 비롯한 소규모 법인의 참여라는 점에서 최대주주인 최현식 회장 혹은 최강용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대한 신주 발행가는 7350원이다. 기준주가 8166원에 할인율 10%를 적용했다. 7일 종가(8740원) 기준으로 16% 할인된 가격이다. 지난달 22일 100억원 납입이 완료됐으며 발행된 신주 136만541주는 7일 상장됐다.


증자에 참여한 경영컨설팅업체 블루밍이노베이션의 권순백 대표는 코스닥 기업 테라사이언스의 최대주주다. 빅토리아프라이빗홀딩스는 2004년 설립된 영화 제작업체다. 플루토스홀딩스는 2021년 설립된 금융투자업체이며, 리노플래닝·브릿지원은 부동산 개발 공급업체로 파악됐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자금 조달에 목적이 있지만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지렛대로도 활용된다. 최대주주인 최현식 아이텍 회장은 김성우 아이텍씨앤씨 대표와 개인회사 포틀랜드아시아를 포함해 315만3027주(14.71%)를 보유 중이다. 낮은 지분율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7인의 소액주주들이 수원지방법원에 신주발행가처분소송을 제기해 한 차례 홍역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원고가 소를 취하하면서 증자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고, 최강용 회장을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아이텍의 3자 배정 유상증자 대상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보에서 추진하던 신사업이 어려운 회사 사정상 예정대로 진행할 수 없게 된 부분이 회사를 떠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에 아이텍의 지분 확대가 국보 대표직을 내려놓은 뒤 새 사업을 펼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풀이됐다.


◆ 신사업 추진, 400억 CB발행 자금조달 영향력 '주목'


최 회장은 고 신격호 전 롯데그룹 총괄회장 조카로 알려졌다.  실제 자금 여력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자금 여력이 풍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00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개인적으로 조달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이텍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67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중 비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이 밖에도 화장품(20%), 의약품(19%) 사업이 회사의 매출을 담당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78% 줄었다. 


지난해 실적 부진을 만회할 돌파구로 이번 주총을 통해 ▲의약품 ▲의료기기 ▲분자진단 관련 사업 등을 정리하고 ▲태양광 ▲이차전지 ▲로봇 등 국내 증시에서 인기를 끈 분야로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4회차 전환사채(CB)의 원활한 자금 조달 여부가 아이텍이 추진할 신사업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텍은 앞서 언급한 유상증자와 별개로 4회차 CB 발행을 통해 400억원을 조달한다. ▲오티오골프앤리조트 ▲티아이파트너 ▲제주벤처캐피탈 ▲가이저벤처스가 참여해 100억원씩 출자한다. 설비투자에 100억원, 타법인 취득에 300억원이 책정됐다. 사채만기일은 2026년 4월28일까지로 CB 인수자들은 내년 4월28일부터 주식으로 전환 청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강용 회장이 400억원의 CB 자금 조달에 있어 주변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자금 조달이 원활히 이뤄지면 최 회장이 아이텍에서 큰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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