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이사진 30% 물갈이…2대 주주 견제
플랫폼사업 전문가 발탁…창업주 측근 선임 예정, 이사회 주도권 유지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4일 16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모빌리티 혁신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는 쏘카가 이사회 전열을 가다듬는다. 표면적으로는 플랫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대 주주에 오른 롯데렌탈로의 이사회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쏘카는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총 5명의 이사 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박재욱 대표이사(사내이사)와 강상우 센트랄그룹 총괄책임 사장(사외이사)의 재선임안이 상정됐다. 신규 이사 후보로는 윤자영 무신사 기타비상무이사(사외이사), 이준만 서울대 경영대학 전임 부교수(사외이사), 금현애 옐로우독산책하다투자조합 대표이사(기타비상무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사외이사 후보 2인 중장기 '쏘카2.0' 추진 적임자


쏘카가 계획한 대로 이사 선임이 이뤄질 경우 이사회 총 인원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구성원의 30%가 교체되게 된다. 작년 말 기준 쏘카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4명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쏘카가 이사진 교체를 단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총 3인의 빈자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먼저 사외이사인 김승유 한국투자금융지주 고문은 임기 만료에 따라 퇴임하며,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키로 했다. 아울러 기타비상무이사인 오윤진 옐로우독 대표이사가 임기 만료에 따라 물러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신규 사외이사 후보들의 면면이다. 쏘카가 추진하는 중장기 성장 전략인 '쏘카2.0'을 고도화하는데 적합한 인물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1988년생인 윤자영 후보는 플랫폼 산업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윤 후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패션 정보 공유 어플 '스타일쉐어'의 창업자다. 스타일쉐어는 2018년 온라인 쇼핑몰 29CM 운영사인 '에어플러스비'를 인수했다. 스타일쉐어와 에어플러스비는 2021년 무신사에 합병됐으며, 윤 후보는 무신사가 신규 커머스 플랫폼을 론칭하기 위해 신설한 '무신사랩'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쏘카2.0 전략이 빠르게 안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강화가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예컨대 쏘카는 올 2분기 네이버를 시작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여행 플랫폼(OTA)에서 쏘카 접속 없이도 해당 플랫폼 내에서 바로 단기 카셰어링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 같은 플랫폼 전략은 이용자의 생애주기이익(LTV) 극대화로 연결되는 만큼 쏘카의 성장 기반이 된다.


이준만 후보는 플랫폼 회사의 사외이사 경력이 있는 데다 경영전략 전문가다. 1980년생의 이 후보는 미국 퍼듀대 크래너트 경영대학에서 전략 부문의 교수를 맡다 한국으로 돌아왔다. 고려대 경영학 교수를 거쳐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이 후보는 2021년부터 SK스퀘어 자회사이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경쟁하는 토종 앱 플랫폼 서비스 기업 '원스토어'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특히 그는 쏘카2.0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장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타비상무이사에 창업주측 인사 추천…롯데렌탈 견제 시각도


쏘카가 신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 금현애 대표를 올린 점은 기존 최대주주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내이사처럼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비상근 인력이다. 금 후보가 넘겨받는 자리에 당초 오윤진 옐로우독 대표가 맡았었기 때문이다. 옐로우독은 이재웅 쏘카 창업주가 설립한 회사다.


금 후보는 쏘카 최대주주인 에스오큐알아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고, 현재 옐로우독산책하다투자조합을 이끌고 있다. 에스오큐알아이와 옐로우독산책하다투자조합 모두 이재웅 쏘카 창업주가 지배 중이며, 각각 쏘카 지분 18.97%, 1.33%씩 보유하고 있다.


이재웅 쏘카 창업주(왼쪽)와 박재욱 쏘카 대표가 2020년 2월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여객자동차 운수 사업법 위반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출처_뉴스1>

쏘카의 이 같은 행보는 2대주주인 롯데렌탈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이 지난달 SK그룹이 들고 있던 쏘카 주식 전량(17.91%)을 취득했고, 이 창업주 소유 회사인 에스오피오오엔지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물량(5%)을 받으며 단숨에 34%가 넘는 지분율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롯데렌탈 측 이사가 이미 쏘카 이사회에 합류해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SK그룹 측 이사의 이탈이 불가피한 만큼 롯데렌탈 측 이사가 추가 선임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뒀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쏘카 관계자는 "이번 신임 이사를 선임한 배경은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고 중장기 쏘카 2.0성장 전략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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