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이사회 분석]
금융지주 사외이사, 남녀 불균형 여전
8개 은행 지주사, 여성 사외이사 비중 21% 불과…KB금융, 성별 다양성 '우수'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07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어느 때보다 금융회사 이사회의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거수기'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전문성과 독립성, 다양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 역시 지배구조 모범관행 TF를 통해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성별 다양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각 금융사의 이사회 현황을 살펴보고 개선사항을 짚어본다.


(제공=각 금융그룹)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국내 상장 금융지주 이사회 내 사외이사 구성에서 남녀 불균형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관행TF에서 은행권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 부족을 지적한 데다 일부 행동주의 펀드에서도 주주서한을 통해 여성 사외이사 확대 필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변화가 생길지 올해 금융지주 주주총회 안건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금융지주들은 2020년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두고 있지만, 일부 금융지주는 1명의 여성 이사를 배치한 정도라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은행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는 총 57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여성 이사는 12명으로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이사회의 경우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 사실상 여성 이사(등기임원) 선임을 의무화 했지만 여전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비율이 낮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여성 등기임원 비율 개선에 대한 목소리는 지속 제기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 자료를 바탕으로 5대 시중은행 임직원 중 여성이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데도 여성 등기임원은 전체의 10% 수준인 4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윤영덕 의원도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금융사 74곳의 등기임원(461명) 중 여성은 52명(11%) 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가동됐던 금감원 지배구조 모범관행 태스크포스(TF)도 은행권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금융지주와 은행에 성별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표와 계획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국내 금융권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금융사들의 성별 다양성 강화 추세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최근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식시장에 상장된 7개 은행 금융지주에 여성 사외이사가 부족하다며 주주서한을 통해 여성 이사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지주 중에서는 KB금융이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 확보에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7명의 사외이사 중 절반에 가까운 3명이 여성으로, 각각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과 조화준 전 KT캐피탈 대표,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등이 이사진에 포진해 있다. 


다음으로 신한금융과 농협금융이 각각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나머지 5곳은 모두 여성 사외이사 수가 1명으로 동일했다. 다만 하나금융은 전체 사외이사 수가 8명으로 타 금융지주(DGB‧JB 각 7명, 우리‧BNK 각 6명) 대비 모수가 많아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가장 낮았다.



은행은 금융지주보다 성별 다양성이 더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농협은행 등 총 11개 은행의 사외이사 52명 중 여성 사외이사는 6명에 불과했다. 시중은행에서는 우리은행, 지방은행에서는 부산‧경남‧광주‧전북‧대구은행이 단 한명의 여성 사외이사도 두지 않고 있다. 이에 금감원 모범관행 TF는 사외이사 선임 시 전문분야와 직군, 연령, 사회적 배경과 함께 성별 다양성도 고려하고 은행별  목표비율은 물론 최소 인력 수, 목표 범위를 마련하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권과 금융당국에서 여성 등기임원 부족을 지적하며 성별 다양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강조하고 있어 올해 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눈에 띄게 늘어날 수 있다"며 "다만 사외이사로서 전문성을 갖춘 여성 인재풀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금융사 간 여성 사외이사 영입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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