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보험 영토확장
삼성생명, 보험·자산운용 '두 갈래' 영토확장
태국 방카 채널 확보·M&A 추진…글로벌 자산운용사 추가 지분 투자 가능성도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09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삼성생명의 해외 영토확장은 크게 두 가지 갈래에서 이뤄지고 있다. 유일한 해외법인인 태국법인을 중심으로 해외보험 수익 규모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동시에 자산운용 영역을 확대하고 수익도 늘리기 위해 글로벌 자산운용사에 지분 투자 등도 단행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태국법인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주요 은행과 방카슈랑스 제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태국법인은 그동안 컨설턴트(보험설계사)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왔는데 방카슈랑스 채널을 새로 확보해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태국 보험시장에서 코로나19, 디지털 전환 등으로 방카슈랑스 채널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삼성생명은 아직 태국에 방카슈랑스 채널을 두지 않고 있다. 방카슈랑스는 프랑스어로 은행과 보험의 합성어로 은행 등 다른 금융부문 판매채널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태국법인의 영업은 주로 컨설턴트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1~12월 누계 수입보험료를 기준으로 컨설턴트 판매 비중이 99.8%에 이른다. 나머지 0.2%는 비대면 판매채널에서 나왔다.


2021년 이후 삼성생명 태국법인의 컨설턴트 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생산성은 향상된 덕분으로 수입보험료 규모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태국법인의 연간 수입보험료 규모는 2021년 1785억7800만원, 2022년 1896억5400만원, 2023년 2190억1600만원 등으로 증가했다. 반면 컨설턴트 수는 2021년 말 1만497명에서 2022년 말 9563명, 2023년 말 9159명 등으로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태국법인의 추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중소형 보험사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태국은 생명보험회사의 시장집중도가 높은 편으로 단순히 상품경쟁만으로는 시장점유율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인수합병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 생명보험회사 시장집중도(CR5)는 2020년 기준 74.6%로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5개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CR5는 기업의 독과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한 산업군 내에 있는 자기자본 기준 상위 5개 회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를 말한다.


태국법인은 현재 삼성생명의 유일한 해외법인으로 향후 동남아시아 중심의 해외사업에서 허브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기대에 부응하듯 태국법인은 2017년 첫 흑자를 기록한 뒤 순이익을 꾸준히 늘리며 삼성생명 실적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2017년 5억원에 불과하던 순이익은 2023년 124억원까지 증가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전속채널을 중심으로 견실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며 "주요 은행과의 방카슈랑스 제휴, 중소형사 M&A 등을 통해 추가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중국에도 합작법인을 두고 있다. 2005년 중국 최대 항공사인 중국항공과 합작으로 '중항삼성인수'를 설립했다. 이후 2015년 중국은행의 자회사인 중은보험공사가 새 주주로 합류하면서 회사 이름은 중은삼성인수로 바뀌었다. 중은삼성인수는 지난해 147억6500만원 순이익을 냈으며 삼성생명의 지분율은 25%다.


삼성생명 해외 영토확장의 또 다른 축은 자산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으로 해외 자산운용 시장에서 역량을 강화하고 또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지분을 인수했다.


2021년 영국 종합부동산 그룹 세빌스(Savills) plc 산하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세빌스 IM의 지분 25%를 취득한 데 이어 지난해 4월 프랑스의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 메리디암(Meridiam) SAS의 보통주 20%를 취득하며 2대 주주가 됐다.


올해 1월 취임한 홍원학 사장이 경영전략에서 자산운용 확대를 특히 강조했던 만큼 삼성생명은 추가로 해외 자산운용사 지분 투자에 나설 수도 있어 보인다. 해외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하려면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가 필수적인데 지분 투자를 하게 되면 이런 점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홍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삼성생명 미래 성장의 핵심은 자산운용"이라며 "운용 자회사뿐 아니라 금융 관계사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운용사 지분 투자의 질과 양, 그리고 속도를 높여 글로벌 종합자산운용 체계를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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