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銀, 올 상반기 추가 자본확충 나선다
지난 3월 이어 추가 유상증자 계획…자산 건전성 개선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5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페퍼저축은행이 올들어 두 번째 자본확충에 나선다. 지난해 실적 악화를 겪은 데다 건전성 지표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다. 올해 상반기에도 업황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신속한 추가 자금 수혈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적정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내 증자를 통한 턴어라운드가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3월말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한 달도 지나기 전에 추가 자본확충 계획을 밝힌 것은 신속한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내부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페퍼저축은행의 자본확충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예상된다. 우선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페퍼유럽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페퍼그룹은 2013년 인수 이후 직접 모회사로서 역할을 해왔지만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2022년부터는 페퍼유럽이 페퍼저축은행의 모회사가 됐다. 


다른 방안은 페퍼저축은행의 재무적투자자(FI)인 파인트리자산운용을 활용하는 것이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은 2019년 9월 우선주 20만주를 전량 인수하며 페퍼저축은행에 합류했다. 당시 우선주 매입을 통해 확충한 자본 규모는 800억원이다.


그동안 페퍼그룹은 페퍼저축은행에 적극적인 출자 행보를 보였다. 인수 초기인 2015년과 2016년의 경우 각각 6차례, 4차례에 걸쳐 197억원, 25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2016년 첫 흑자를 낸 이후에도 2017년 60억원, 2018년 555억원, 2019년 450억원을 연달아 투입했다.


또 지난해와 올해도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200억원, 100억원의 자본확충을 시행했다. 파인트리자산운용 역시 지난 2020년 3월 우선주 유상증자를 통해 페퍼저축은행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출처=페퍼저축은행 경영공시)

그런 만큼 올해 역시 충분한 규모의 자본확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추가 자본확충이 이뤄지면 불안했던 건전성 지표 역시 다시 안정감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11.03%로 전년대비 0.91%포인트 떨어졌다. 아직 규제기준인 8%를 웃돌고 금융당국 권고기준인 11%도 지켰지만 업계 전체 평균치나 다른 대형저축은행과 비교했을 때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저축은행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도 페퍼저축은행의 자본확충을 예상하는 이유다. 여기에 올해 더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 역시 자본확충 부담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최근 건전성 우려가 높은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비상 자본조달 계획 등을 마련하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초 부동산PF 대출과 관련해 추가 충당금 적립 지시를 받은 것 외에 추가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어떠한 전달사항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렇더라도 건전성 관리에 대한 점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추가 자본확충이 이뤄지면 부실 우려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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