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증권사 CEO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리스크관리' 과제 안았다
메리츠화재 CRO 출신…내부통제 강화·우발부채 축소 나설 듯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08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 사옥 (제공=메리츠증권)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지난해 전환사채(CB) 부당거래와 미공개 정보 이용 등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메리츠증권이 수장 교체와 함께 쇄신에 나선다. 리스크관리 '장인'으로 불리는 장원재 신임 대표는 논란의 중심에 선 메리츠증권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관측된다.


◆ 내부통제 미흡·우발부채 규모↑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들이 줄곧 발생하며 홍역을 치렀다.


우선 메리츠증권은 일부 임직원들이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득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투자은행(IB) 본부 일부 임직원들이 별도 법인(SPC)을 만들어 코스닥 기업의 사전 정보를 활용,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직접 투자했다.


최희문 메리츠금융지주 그룹운용부문장 (제공=메리츠증권)

개인의 일탈뿐만 아니라, 조직적 일탈도 확인됐다. 메리츠증권은 CB를 인수하면서 발행사에 CB 전액에 상당하는 채권을 담보로 제공하도록 했다. 또 장외파생상품을 통해 발행사 특수관계인에게 편익을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화그룹 주식 거래 정지 과정에서 불거진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에도 휘말렸다.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 거래정지 직전에 내부정보를 받아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손실을 피했다는 것이다. 실제 메리츠증권은 주식 매각을 통해 약 330억원의 이익을 취하면서 논란은 더 크게 일었다.


지난해까지 메리츠증권을 이끌던 최희문 부회장은 결국 이같은 논란으로 국정감사에 섰다. 당시 최 부회장은 이화전기 사건과 관련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던 반면 내부 직원의 부당거래 의혹과 관련해선 "개인의 일탈을 막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내부 통제 실패 사실을 인정했다.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져가 높아 부실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별도 기준 메리츠증권의 우발부채는 5조3815억원으로 2022년말 4조5624억원 대비 18% 늘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97.8%에 달하는 규모다. 초대형사 평균이 52.7%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 최우선 과제 '내부통제 강화·우발부채 규모 축소'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제공=메리츠증권)

메리츠 증권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장원재 신임 대표를 등판시켰다. 장 대표는 과거 메리츠화재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겸 위험관리책임자 부사장을 맡았던 만큼 '리스크관리 강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대표가 메리츠증권의 신임 대표로 등판해 최우선으로 단행해야하는 과제는 단연 내부통제 강화로 꼽힌다. 임직원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사익편취 등으로 인해 하락한 고객 신뢰를 되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측은 아직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증권사가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사익 편취 등 직원 개인의 일탈을 막을 방법은 없다"며 "내부통제를 위해 기본적인 준법교육을 단행하는 것 보다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CB 투자 과정에서 개인의 일탈뿐만 아니라 메리츠증권의 조직적인 일탈도 금감원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을 고려하면, 재발 방지를 위한 전사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발부채 감축도 주요한 과제 중 하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비율이 100%를 지속 웃돌 경우 신용등급 강등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비율은 97.8%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의 전체 우발부채와 대출금 중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해외대체투자의 비중이 30% 내외로 비교적 높은 점 등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외 부동산경기가 저하된 가운데 향후 부동산 관련 익스포져의 부실화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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