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KT&G 이사회 입김 쎄질까
추천한 손동환 사외이사 선임…경영 관여 가능성 점쳐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8일 15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출처=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홈페이지 갈무리)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IBK기업은행이 추천했던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KT&G 이사회에 합류했다. 국민연금공단과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도 KT&G와 반대 의견을 내며 손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시장에선 기업은행이 본격적으로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에 관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치고 있다.  


KT&G는 28일 대전광역시 대덕구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혔던 이사 2명 선임안과 관련해서는 방경만 KT&G 총괄부문장(수석부사장)이 사장에,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손 신임 사외이사의 경우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이 KT&G에 독립적인 이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추천한 인물이다. 이날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손동환 후보자는 공정거래법, 상법 등 경제법과 기업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정치적 판단과 여론 등에 흔들리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경영진과 회사에 조언할 수 있는 법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고 추천 배경을 밝혔다. 


손 사외이사 지지에는 국민연금공단과 행동주의펀드 FCP도 힘을 보탰다. 그 외에도 글래스루이스와 한국ESG기준원, 한국ESG평가원, 서스틴베스트 등이 손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이 덕분에 손 이사는 KT&G가 추천한 임민규 엠케이컨설팅 대표를 제치고 이사회에 새롭게 합류하게 됐다.


시장에선 최대주주가 제안한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선임된 만큼 기업은행 측에서 KT&G 이사회를 감시·견제할 방안이 마련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기업은행의 경우 사측과 반대노선을 걸었던 행보가 처음이 아닌 만큼 경영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기업은행은 지난 2018년 백복인 이사장이 연임에 반대할 때도 사외이사 후보 2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주주제안에 나섰지만 당시에는 실패로 돌아갔다. 


시장 관계자는 "K&G와 같은 소유분산 기업에서 사측과 반대에 있는 인물이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다면 주주들의 견제가 수월해진다"며 "1대주주인 기업은행이 지속적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왔던 것도 해당 인물을 통해 회사 측에 입김을 강하게 넣으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번 KT&G 주주제안 사외이사 선임은 KT&G의 지배구조 선진화와 이사회의 책임 있는 역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발맞춰 KT&G 가치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날 KT&G 노동조합(전국담배인삼공사노동조합)은 주주총회 전 시위를 전개했다. 노동조합은 기업은행과 행동주의 펀드 등이 방경만 사장과 임민규 엠케이컨설팅 대표에 반대 입장을 편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조합 측은 "1대주주인 기업은행과 사모펀드가 외부세력을 끌어들여 회사의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1대 주주의 관치행위는 반대"라며 "사장 선임을 반대해 경영공백을 조장하고 기업가치를 망가뜨리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토로했다.


KT&G 노동조합이 28일 주주총회가 열리는 대전 인재개발원 앞에서 기업은행과 행동주의 펀드를 규탄하는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사진=딜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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