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차이나 리오프닝' 기대 경계해야
중국 띄우기 나선 운용사···현실은 인구·반도체·안보 리스크 산적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6일 08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가 당초 예상치인 5%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글로벌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서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18%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서게 되면서다. 최근 IMF(국제통화기금)가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종전 2.7%에서 2.9%로 상향 조정했다. 


거시경제 흐름을 쫓는 운용업계도 시진핑 정부의 방역 빗장 해제 시점에 맞춰 중국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순히 차이나 테마 관련 상품을 미는데 그치지 않고 중국에 주목해야 할 당위성을 투자자들에게 어필한다. 


신한자산운용은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 환기 차원에서 상품명 교체를 단행했다. 지난달 'SOL 중국본토 중소형 CSI500(합성H) ETF' 명칭을 'SOL 차이나 강소기업 CSI500 (합성H) ETF'로 변경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조만간 중국 소비재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ETF를 내놓을 계획도 들린다. KB자산운용의 경우 '중국시장 이해하기'란 제목의 홍보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했다.


'시장 분위기에 도취되지 말라'고 했던가. 너도 나도 '차이나'를 외치는 현재의 분위기가 되레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불러일으킨다. 중국을 바라보는 시장의 관점이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전대미문의 전염병 사태를 겪은 요 몇 년 사이에 중국의 잠재력은 한 풀 꺾였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46년 만에 최저인 3.0%에 그쳤다. 이는 문화대혁명 마지막해인 1976년(-1.6%)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2009년 글로벌 금융 시장에 월가발(發) 쓰나미가 덮쳤을 때도 9.4%의 성장률을 보인 중국이었다. 자국민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던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고려해도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차이나 파워의 근간이 되는 인구력도 예전만 못하다. 지난해 중국의 출산율(1000명당)은 6.7명으로 1949년 건국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중국 인구가 6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배경이다. 유엔(UN)은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올라서는 것을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바뀐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인구변화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2025년까지 인도에서의 아이폰 생산비율을 25%로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아이패드 중국 생산라인을 인도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란 외신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23의 인도 공급 물량을 현지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키로 했다.


생산기지의 탈중국 기조와 더불어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도전을 받고 있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이른바 '칩4'(CHIP4, 한·미·일·대만) 결성이 추진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중국 시장을 경계해야 할 이유는 산업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불거진 정찰풍선 사태와 대만 침공 시나리오의 현실화 등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미국과의 정치군사적 리스크도 도사리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아닌 투자자 각자가 자신들의 혜안을 발휘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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