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수젠텍, CB 풋옵션 행사 잇따라
200억 규모 2회차 CB, 조기상환 부담↑…잔액 11억 남아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1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체외진단 전문기업 수젠텍의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진단키트 사업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전환사채(CB)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줄을 잇고 있어서다. 다만 코로나19 펜데믹 특수로 벌어들인 현금이 많아 당장 유동성에 어려움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수젠텍은 전날 6억원 규모 2회차 CB에 대해 풋옵션이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이번 풋옵션 행사로 2회차 CB는 11억원만 남았다. 해당 CB는 2021년 7월 200억원 규모로 발행한 것으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발행 대상은 다수의 증권사와 운용사 등이다.


2회차 CB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2만3031원이었으나, 발행 후 3개월만인 같은해 10월 최저 조정가액인 1만6122원으로 조정됐다. 수젠텍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5720원으로 전환가액을 크게 밑돈다. 해당 CB는 전환청구권행사 기간인 지난해 8월 약 10억원어치가 전환청구됐다. 당시 수젠텍 주가는 단기 급등해 단기과열종목 지정 예고까지 받았으나 결국 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하회하면서 지속적으로 풋옵션이 행사됐다.


이번 풋옵션 행사에 따른 유동성 우려는 없다. 수젠텍은 진단키트 제조업체로 코로나19 펜데믹 특수로 상당한 수준의 현금을 벌어들인 덕분이다. 수젠텍은 최근 3년간 지난 2021년 매출액 772억원, 2022년 101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8억원, 249억원으로 집계됐다. 덕분에 지난 2022년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현금+단기금융상품)이 1017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펜데믹이 종결되면서 수젠텍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71억원으로 전년대비 93% 급감했고, 영업손실 227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보유 현금도 절반 수준인 550억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경험한 것은 수젠텍뿐만 아니라 진단키트 업계 전반에 나타난 현상이다. 진단키트 업체인 SD바이오센서, 휴마시스 등도 지난해 90% 수준의 매출 감소와 대규모 적자전환을 겪었다. 


이에 수젠텍은 지난해 11월 120억원을 출자해 피움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기업형 벤처캐피탈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황에 따른 진단키트 매출액 감소는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며 "그간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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