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금융지주 전환
내부등급법 마련 '분주'…연내 승인 '미지수'
자본비율 상승효과, M&A 자금 여력↑…금융당국 승인까지 2년가량 소요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15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은 2023년 초 수협금융지주 설립을 공식화했다. 2022년 11월 취임 후 내실과 외형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수협은행의 비약적 발전을 이끈 힘이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비은행 자회사 인수 작업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계획대로라면 2023년까지 마무리했어야 할 자회사 인수가 불안한 시장환경과 적정 인수 후보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에서는 수협은행의 지주사 전환 과정을 중간 점검하고, 첫 단추인 자회사 인수를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제공=Sh수협은행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Sh수협은행이 내부등급법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금융지주 전환을 위한 비금융 자회사 인수 시 하락 압박을 받게 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 방어 차원으로 해석된다. 또 자본 여력이 커지면서 비은행 금융사 인수도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는 점도 내부등급법 도입을 서두르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만 문제는 수협은행의 속사정과 달리 금융당국 승인을 받는데 상당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해 하반기 수협은행 내부등급법 관련 사전 컨설팅을 진행했는데, 금감원 요구 사안을 반영하고 최종 승인까지 받는데 적어도 2년여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부등급법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위험가중자산(RWA) 평가 방식을 기존 표준등급법에서 내부등급법으로 변경할 경우 자본비율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등급법이란 은행들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에 의해 산출한 부도율(PD)과 부도시손실률(LGD) 등 리스크 측정 요소를 활용해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수협은행은 기존 세계은행 감독기관인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표준가중치를 적용해 위험가중자산을 평가하는 표준등급법을 사용했다. 이는 은행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으로 추정한 리스크 측정 방법인 내부등급법보다 더 보수적인 방식으로, 내부등급법을 채택한 은행에 비해 아쉬운 자본비율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협은행의 CET1비율(11.46%)이 은행 평균(13.01%)보다 낮은 이유로도 꼽힌다. 내부등급법으로 전환하게 되면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본비율 개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 2019년 내부등급법을 적용해 11.08%였던 BIS비율을 이듬해 9월 말 기준 15.19%로 높였다. 이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1조7000억원의 M&A 자금 여력을 확보했다.


강신숙 수협은행장은 지난해 초 비전선포식을 통해 수협은행의 두 가지 자본확충 방안으로 ▲수협중앙회로부터 출자를 받는 것과 ▲이익잉여금의 내부 유보 등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는데, 사실상 수협중앙회의 자금 지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등급법 도입이라는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까지 통상 2년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수협은행이 내부등급법 승인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 내부등급법을 승인 받은 지방은행과 금융지주들의 전례를 살펴볼 때 보통 2년여의 기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이 금감원에 내부등급법 마련을 위한 사전 점검을 요청한 것이 지난해 10월께라는 점을 감안하면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야 내부등급법 도입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수협은행이 내부등급법 사전 점검을 요청해 은행 신용평가모형을 비롯해 부도율, 신용평가 시스템의 운영과 관련한 상황 등을 점검했고,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개선 요구를 한 상태"라며 "내부등급법 전환을 위한 최소 요건들을 모두 갖출 때까지 당국의 개선 요구와 수협은행의 보완 작업이 반복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미리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최초 점검 이후 최종 승인까지 보통 2년 정도는 걸린다"며 "다만 은행 측에서 얼마나 개선 요구 사항을 빠르게 보완, 완료하느냐에 시기가 앞당겨질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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