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게 최상의 품질과 진정한 효능이 있는 안전한 제품을 팔고 있는지, 차별화된 만족감과 자부심을 드리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를 창출해 신뢰받는 회사로 성장해나가자”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이 같이 밝혔다. 14년 연속 실적성장을 일궈내긴 했지만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특정지역과 제품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보니 분위기 다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분위기는 LG생활건강이 올해 목표로 잡은 실적에서도 감지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18년 대비 5%씩 증가한 7조700억원, 1조900억원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일단 시장은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는 입장이다. 궁중화장품 ‘후’가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히말라야 핑크소금’ 등 프리미엄 생활용품의 중국 판매도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라인인 ‘후’와 ‘숨’은 2019년 중국에 9개 안팎의 매장을 출점할 계획을 세웠다”며 “후의 높은 브랜드 가치와 출점 확대가 LG생활건강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작년 말에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된 생활용품부문 역시 2019년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겠단 입장이다. 우선 중국은 럭셔리 브랜드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글로벌 화장품 브랜들의 격전지다 보니 중저가 제품의 공급과잉으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 LG생활건강의 자회사 더페이스샵이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하고 헬스·뷰티(H&B)스토어에 입점하는 형태로 영업방식을 변경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따라서 LG생활건강은 올해도 ‘후’, ‘숨’, ‘오휘’ 등 자사 럭셔리 화장품 라인의 브랜드파워를 한층 강화해 중국을 공략할 방침이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후’는 매장을 늘려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작년 성공적으로 론칭한 ‘숨’의 고가라인 ‘로시크숨마’는 브랜드 확장을 위해 스페셜 에디션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동남아 등 기타아시아 지역은 국내 연예인과 연계한 마케팅과 함께 현지맞춤형 제품 출시를 통해 입지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데다 시장 규모도 매년 커지고 있어 향후 전략적 요충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동남아 화장품 시장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LG생활건강의 기타아시아 지역 매출도 같은 기간 1243억원에서 2634억원으로 111.9%나 급증했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올 한해 생활용품사업부 키우기에도 집중한다. 이를 위해 작년 10월 일본 에바메루를 15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올 1월에도 글로벌 뷰티기업인 에이본의 중국 광저우 공장지분을 793억원에 매입했다. 두 곳 모두 기초화장품은 물론 샴푸와 바디클렌저 등 생활용품 생산기술을 갖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자사의 기술노하우와 이들 회사의 역량을 더해 기능성 고급제품을 중국에 대거 출시해 실적을 개선해 나가겠단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급 치약제품인 ‘히말라야 핑크솔트치약’은 현재 중국 최대 헬스앤뷰티숍(H&B)인 왓슨스의 모든 점포에 입점했고, 다른 생활용품도 H&B에 입점 시킬 계획”이라며 “온라인과 H&B 중심으로 판매채널을 강화하면 생활용품사업부의 실적도 개선추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