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배구조는 단순하다. 김 회장 1인이 싱가포르 기업집단 전체를 거느리는 구조다. 김 회장의 측근들이 주요 임원 자리를 겸하며 1인자를 지원하는 폐쇄적인 지배구조다.

27일 싱가포르기업청(ACRA)에 따르면 김 회장은 BKBM 홀딩스(BKBM Holdings PTE. LTD.) 지분을 전량(1만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사(director)에도 홀로 올라있다. 대한민국 국적의 김민경 씨와 이영상 켄(Lee Youngsang Ken) 씨 등 두 명이 총비서(secretary)다.

BKBM 홀딩스는 SG BK그룹(SG BKGroup PTE. LTD.)의 지분 전체(1만주)를 갖고 있는 유일한 주주다. SG BK그룹의 이사와 총비서 구성은 BKBM 홀딩스와 동일하다. 김 회장 홀로 이사고, 김민경 씨와 이영상 켄 씨 등 두 명이 총비서다.

SG BK그룹은 BK SG(BK SG PTE. LTD.)의 최대주주다. 27일 현재 SG BK그룹은 BK SG의 총지분(9만9000주)의 50.5%(5만1주)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SG BK그룹은 본래 BK SG 지분 전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달 21일 대한민국 국적의 이정훈 씨가 4만9999주를 인수했다.

BK SG의 이사는 김 회장을 비롯해 김기범 씨, 최대열 씨, 이재원 씨 등 4명이다. 김기범 씨는 김 회장이 구축한 블록체인 거래소 연합(Blockchain Exchange Alliance·BXA)의 이사진에도 속해 있다. 김민경 씨와 이영상 켄 씨 등 두 명이 마찬가지로 총비서를 맡고 있다.

BK SG는 BTHMB 홀딩스(BTHMB Holdings PTE. LTD.) 지분(10만주)를 전량 갖고 있다. 이사진에는 김 회장을 비롯 김기범 씨와 김강호 씨, 말레이시아와 중국 국적의 인사도 한 명씩 포진해 있다. 김강호 씨 역시 BXA의 이사진에 속해 있다. 김민경 씨와 이영상 켄 씨 등 두 명은 역시 총비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BTHMB 홀딩스는 김 회장과 홍콩에 소재한 투자사 킹슬리(Kingsley Private Investment Limited) 간 체결한 주식 매매 계약에 등장하는 법인이다. 해당 계약은 빗썸(주식회사 비티씨코리아) 최대주주 지위 확보에 나선 김 회장의 인수자금 확보와 관련한 불투명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계약서에 따르면 BTHMB 홀딩스 지분 2%는 2억달러(약 2250억원)다. 지분 전체로 환산하면 BTHMB 홀딩스 기업가치는 11조2500억원이다.

즉, 김 회장이 보유한 싱가포르 기업집단의 지분구조는 ‘김 회장→BKBM 홀딩스→SG BK그룹→BK SG→BTHMB 홀딩스’다. 김 회장 개인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측근 인사들이 법인의 주요 직위에서 김 회장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김 회장의 경영권은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배구조의 투명성 측면에서는 취약점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는 “김 회장 아래 다수의 기업들이 복잡한 구조로 존재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김 회장의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 않는 지분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오너(owner)·경영자·이사진 등이 동일 인물이거나 가까운 사이며, 임원의 겸직도 많기 때문에 선진적인 지배구조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김병건 회장이 보유한 싱가포르 기업들에 대해서는 정보가 거의 노출돼 있지 않다”며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경영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여러 의혹을 가중시키는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