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발행어음 징계 파장
김남구의 '변칙 강수' 내막
법무법인 총동원·7개월간 법리다툼 이례적…"김남구 부회장 지시없인 불가능"
발행어음 부당대출 징계 결과를 놓고 한국투자증권의 대응 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결과를 선뜻 수용하지 않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일부 안건에 대해 끝까지 반대 입장을 고수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김남구 부회장의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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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20일 열린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 복수의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를 대동하고 유상호 전 사장 등 수십명이 참석했다.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 법인에 대한 일부 영업정지를 비롯해 유상호 전 사장, 김성환 부사장, 배영규 IB1 본부장, 준법감시인 등 임원 5명(전직 포함 6명)에게 해임권고 등의 징계를 통보한 상태였다. '영업정지' 징계를 받을 경우 신규 발행어음 사업이 불가능해질 수 있었다. 임직원 개개인은 징계 수위에 따라서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됐다. 적극적인 변호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적극적인 방어 전략에 힘입어 한국투자증권 징계 안건은 해를 넘긴 2019년 4월3일에서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제재 수위도 '기관경고'로 대폭 낮아졌다. 임직원에 대해서는 주의부터 감봉까지 경징계로 마무리됐다.

징계 수위가 대폭 낮아졌음에도 한국투자증권의 총력 방어 전략은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이후 열린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도 법무법인을 총동원하여 끈질긴 방어전을 펼쳤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와 증선위의 구성원이 다르다는 점을 적극 활용했다. 증선위 구성원들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추가자료를 요청하면서 증선위에서의 결론은 수 차례 연기됐다. 증선위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이후 두 달 가까이 지난 5월22일에서야 과징금과 과태료를 결정했다.

금융회사에 대한 징계의 최종 관문인 금융위원회까지도 한 달이 소요됐다. 선례가 없는 제재라는 점을 감안해도 징계 확정까지 6개월 이상이 소요된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도 반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계열회사에 대한 신용공여 제공 금지 안건에 대해서는 과징금 규모를 줄이는 뒷심을 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4개월여간 지속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사안마다 변호사를 총동원했고, 증선위와 금융위에서도 금감원 측의 주장에 대해 트집을 잡았다"면서 "계열사 신용공여의 경우 법률 위반 자체가 분명함에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11월7일 계열회사인 베트남 현지법인(KIS Vietnam Securities Corporation)에 3500만달러(399억원)를 1년간 대여했다. 해당 건은 2016년 10월25일 열린 한국투자증권 이사회 내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가결됐고, 이틀 후인 10월27일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승인됐다.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거쳐 이사회에서 최종 의결됐다면 법률검토 등이 치밀하게 이뤄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당시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은 유상호 전 사장과 이강행 한국투자금융지주 부사장, 사외이사 3인(배종석 김재환 이상철)이었다. 김남구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이사회를 주관했다. 베트남 현지법인에 대한 자금대여는 지주회사인 한국금융지주 이사회에서도 논의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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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에 맞선 한국투자증권의 필사적 변론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고객사인 SK그룹을 방어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발행어음 부당대출 논란이 벌어진 이후 SK그룹과 한국투자증권 간의 관계에 이미 균열이 발생했다는 시각도 있다. 더구나 금감원과 척을 질 수도 있는 일을 금융회사가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한국투자증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대관 업무를 중시하는 한국투자증권의 기업문화를 생각하면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면서 "김남구 부회장의 지시가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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