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상용화 100일, 빛바랜 '세계 최초'
낮은 서비스 품질·불법 보조금 등 '얼룩'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전파를 송출한지 100일째를 맞았다. 


이통사들이 최대 7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과 요금제 혜택 등 대규모 마케팅 전쟁을 벌인 덕에 5G 가입자수는 상용화 69일 만에 100만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면에는 통신 네트워크 품질 문제와 콘텐츠 부족 논란이 여전하다. 5G 스마트폰을 구입하고도 LTE망을 이용해야 하는 지역이 훨씬 더 많고, 5G 기지국이 들어선 지하철도 서울이 유일하다. 


이통사들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연말까지 5G 품질 제고, 커버리지 확대 등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재차 다지고 있다.


◆ "5G로 판 뒤짚자" 이통사 출혈경쟁 심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의회(GSMA)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전세계 5G 가입자수는 약 213만명으로, 이중 한국이 165만명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국보다 2시간 늦게 5G 상용화에 나선 미국(10만865명, 3위)의 16배, 2위인 영국(15만1458명)과 비교하면 10배 가량 많은 숫자다.


국내 이통사들은 5G 상용화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불법 보조금 기승으로 한때 '마이너스폰(기기를 공짜로 사고 돈을 더 얹어주는 폰)'까지 등장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그 결과 전 세계 최대 규모 5G 가입자 유치라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문제는 미완의 판에 무리한 출혈 마케팅으로 소비자만 끌어 모았다는 것이다. 


업계는 '5G'의 등장이 오랜 시간 고착화 돼 있는 SK텔레콤-케이티(KT)-LG유플러스로 이어지는 순위 구도를 깰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치열한 마케팅 대전을 벌이는 것 역시 여기에서 비롯된다. 


실제 5G 가입자 기준으론 업계 지형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가입자수 순위는 그대로지만 20여년 이상 굳어져온 5:3:2 점유율 구도가 4:3:3 형태로 변했다. GSMA가 발표한 수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국내 5G 가입자수(약 140만명)가 SK텔레콤 55만명, KT 45만명, LG유플러스는 40만명 가량씩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10일 공식자료를 통해 상용화 100일을 맞아 자체 집계한 결과, 6월 말 기준 자사 5G 가입자 점유율이 29%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자축했다. 코엑스, 강남역, 하남 스타필드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대형 팝업스토어를 설치, 5G 가입 전 미리 체험기회를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LG유플러스 측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5G 가입자 누적 점유율 30% 이상 확보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며 "특히 하반기부터는 대형빌딩과 지하철 환승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5G 광중계기를 설치하는 한편 5G 전파가 도달하기 어려운 중소형 건물, 지하 주차장, 가정집 등에도 초소형 중계기를 설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결국 '품질'이 관건…'고객 최우선' 전략 필요한 때


LG유플러스의 선전에 KT는 바짝 긴장중이다. 통신의 기본인 '커버리지'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SK텔레콤은 5G 콘텐츠 확대와 기업 간 거래(B2B) 영역을 발굴해 5G에서도 1등을 수성한다는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KT는 현재 가장 많은 5G 개통 기지국을 보유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도 전국 최대 5G 커버리지를 확보,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말자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11일부터는 '5G 커버리지 맵 3.0' 버전이 서비스되는데, 커버리지 현황을 비롯해 전국 주요 대형건물의 인빌딩 구축 현황도 주단위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통신 서비스의 중심이 B2C였다면 5G 시대 통신서비스는 B2B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다양하고 혁신적인 5G 비즈니스 모델 확대로 산업 간 부가가치 창출, 나아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실 지난 100일간 5G의 빠른 세 확장은 파격적인 공지지원금의 역할이 컸다. 그간 이통사들은 단말기 구입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책정할 때, 요금을 25% 할인해주는 선택약정 지원금보다 낮은 금액을 지원했다. 반면 5G의 경우 선택약정 총지원금보다 큰 공시지원금을 제공하면서 가입자 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 


현재는 통신사들의 공시지원금이 일제히 내려가면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지만, 내달 신규 5G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10' 출시를 기점으로 가입자 유치전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상직 의원은 "정부 주도 5G 상용화가 100일을 맞았지만, 아직까지 5G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곳이 너무 많다"며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에 얽매여 무리하게 5G 상용화를 추진하다보니 국민은 물론 기업들도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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