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한국캐피탈이 정상철 대표이사 선임과 동시에 군 출신 일색이던 사외이사 구성에 변화를 줬다. 새롭게 회계·행정 전문가를 보강하며 올해 부실위험 확대와 수익성 하락 등 어두운 업황 전망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5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한국캐피탈은 최근 주주총회를 거쳐 정상철 전 KB캐피탈 부사장을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또한 문형철 한국사회서비스정책연구원 운용이사와 황동하 서정대 교수 등을 신임 사외이사로 기용했다.

◆ '軍출신→행정·회계전문가' 사외이사 신규 보강

군인공제회가 모회사인 한국캐피탈의 사외이사 구성은 그동안 군 간부 출신 일색이었다. 지난해 3월 선임된 임상수 사외이사와 현홍식 사외이사는 모두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임 사외이사는 육군포병학교장, 국방기술품질원 국방벤처전문위원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 사외이사는 합동참모대학교 군사전략 교수, 국방과학연구소 개념연구센터 합동전략연구원, 국방개혁자문위 군구조 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또한 지난 3월 임기가 종료되며 한국캐피탈을 떠난 김광희 사외이사는 공군사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군수사령부 참모부 참모장, 공군 작전사령부 작전부 군수관찰관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원으로 있다.

반면 올해 새롭게 사외이사로 선임된 문형철 한국사회서비스정책연구원 운영이사와 황동하 서정대 회계학과 교수는 행정·회계 전문가로 평가된다. 문 사외이사는 대한토지신탁, 중앙건설, SH자산운용, 서해종합건설 등을 거쳤고, 현재 한국토지공법학회 연구위원도 겸하고 있다.

한국캐피탈은 문 이사에 대해 "행정법, 부동산 전문가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국캐피탈 경영의 합리적 의사결정과 기업금융 전반에 있어 성장기반 구축 및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사외이사는 한국은행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부국장을 지냈다. 금감원 재직 당시 저축은행검사2국, 여전상호감독국, 여신전문검사실, 상호금융검사국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퇴직 후 청주대, 동안보건대, 국민대 등을 거쳐 현재는 서정대 교수로 있다.

황 교수에 대해 한국캐피탈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은행감독원 등 감독기관에서의 실무 경력을 갖춘 회계전문가"라며 "회사의 전반적인 내부통제시스템의 적정성과 경영성과를 평가·개선하며, 건전한 경영과 주주의 권익 보호 및 회사의 사회적 신뢰의 유지향상을 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캐피탈은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으로 이사회를 꾸렸지만 올해는 사외이사 수가 4명으로 늘어 총 7명으로 확대됐다.

한국캐피탈 사외이사는 애초 4명으로 운영됐으나 지난해 3월 23일자로 당시 감사위원장이었던 정창모 사외이사가 중도퇴임하면서 3명이 된 바 있다. 한국캐피탈은 재무전문가였던 정 전 사외이사가 빠진 자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1명 이상을 선임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었다.

◆ 정상철 대표, "불확실한 금융환경에 선제 대응"

한국캐피탈이 이사진 구성에 변화를 준 것은 지난달 취임한 정상철 한국캐피탈 대표가 '영업·기업금융'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정 대표는 1963년생으로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부터 대동은행에서 융자부와 인사부 행원으로 일했다. 대동은행이 1998년 KB국민은행에 인수된 후 2014년까지 KB국민은행 본점에서 근무하다 부산·울산지역 본부장, 영등포지역영업그룹 대표 등을 맡았다.

그는 2018년부터 KB캐피탈에서 기업금융본부 전무와 기업금융본부 부사장을 역임하고 임기를 마친 후 경영자문역(고문)을 지냈다. 2021년부터 한국캐피탈 대표 선임 직전까지는 영안그룹 사업관리실 사장으로 근무했다.

한국캐피탈이 정 대표를 선임한 배경에는 앞서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와 함께 이사회 전문성을 강화하며 올해 악화된 업황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국캐피탈 이사회 관계자는 정 대표에 대해 "전략적 목표에 부합하는 역량과 전문성, 식견을 갖췄다"라며 "국민은행 영등포지역 영업그룹 대표 및 KB캐피탈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경험과 전문성을 갖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무 수행에 필요한 금융, 경제, 경영, 회계, 법률, 소비자보호 또는 정보기술 등 관련 분야에서 전문지식이나 실무경험이 풍부하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캐피탈은 기존 할부, 리스 중심에서 기업, 소비자금융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된 만큼 은행권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정 대표의 경험과 역량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업금융 및 소비자금융 부문에서 전문성이 돋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정 대표 역시 지난달 취임식에서 "최근 금융 환경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시시각각 급변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대비하면서도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하며 유연한 기업 문화 정책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기타비상무이사인 윤성모 군인공제회 경영지원본부장은 한 차례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공군사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윤 이사는 공군 군수사령부 본부 분석평가실장, 예산편성과장, 기획관리참모 예산차장 등을 지냈다. 2020년 9월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 근무해 왔다. 한국캐피탈은 윤 이사에 대해 "공군본부 및 군인공제회에서 회계, 예산, 감사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캐피탈 경영의 합리적 의사결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