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무신사가 패션플랫폼 '스타일쉐어'와 의류브랜딩 업체 '어바웃블랭크앤코'를 인수한지 1년 만에 170억원에 달하는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두 기업 모두 인수 후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기대 만큼의 시너지도 얻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시장은 무신사가 그간 공격적인 외형 확장을 지속해 온 만큼 올해는 수익 개선을 위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스타일쉐어와 어바웃블랭크애코의 영업권에 대해 각각 156억원, 10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통상 기업은 인수한 기업의 영업권에 대해 매년 손상 여부를 검토한 뒤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적을 경우 손상차손을 가한다. 즉 작년 스타일쉐어와 어바웃블랭크앤코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해당 영업권의 회수가능액이 줄어든 것이다.

먼저 무신사는 2021년 카테고리 확장을 위해 여성복 패션플랫폼 스타일쉐어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무신사는 피인수 기업이 인수 기업에 지불하는 일종의 웃돈 개념인 영업권을 2449억원으로 책정했다. 당시만 해도 스타일쉐어가 40만명 이상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를 기록하는 등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일쉐어는 무신사에 인수된 후 적자늪에 빠졌다. 매출은 2021년 55억원에서 작년 54억원으로 2% 줄었고, 영업손실은 42억원에서 93억원으로 51억원 가량 확대됐다. 지그재그, 서울스토어 등 다른 패션 플랫폼의 가파른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한 탓에 이 회사 실적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무신사는 작년 9월 스타일쉐어를 자사 플랫폼인 '무신사 스토어' 내로 흡수 통합해 비용 효율화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해당 서비스의 종료에 따른 영업권 손상처리가 불가피했던 것이다.

이에 더해 같은 해 65% 가량의 지분을 인수한 어바웃블랭크앤코도 작년 10억원의 손상차손이 가해졌다. '사운즈라이프'. '이에이' 등 어바웃블랭크앤코가 운영하는 브랜드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지만, 이 회사가 아직 외형 성장에 집중하는 단계다 보니 수익 제고에는 실패한 까닭이다. 실제 어바웃블랭크앤코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5335만원)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16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손실은 31억원으로 동일했다.

문제는 이 같은 영업권 손상차손이 결국 지난해 무신사 수익성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단 점이다. 작년 무신사가 순손실 558억원을 내며 적자전환 한 것도 영업권 손상차손 영향이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비용(214억원)을 제외한 총 순손실의 46.4%에 해당하는 금액이 영업권 손상차손(166억원)과 스타일쉐어 관련 중단영업손실 비용(93억원)에서 발생했다.

이에 시장은 무신사의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가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무신사가 향후 기업공개(IPO)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은 중요한 과제"라며 "가파른 속도로 불린 몸집이 이 회사 수익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외형 확장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해 자사 고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신사업 추진에 선제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올해는 작년부터 추진해온 신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외 브랜드 투자 전략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