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한달 사이에 최대주주가 두 차례나 변경되는 등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이민구 씨티씨바이오 대표가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파마리서치로부터 최대주주 지위를 되찾아왔지만 파마리서치 또한 경영권 확보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 향후 양측 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티씨바이오는 지난 16일 회사의 최대주주가 파마리서치 외 1인(13.14%)에서 이민구 외 1인(15.32%)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파마리서치가 추가 지분 매입으로 최대주주에 오른지 26일만이다. 이 대표와 더브릿지(대표 이민구)는 추가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총 8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지분율은 10.05%에서 11.97%로, 더브릿지 지분율은 2.69%에서 3.35%가 됐다.

이 대표는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파마리서치의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씨바이오 내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지분 싸움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파마리서치가 추가 지분을 매입할지 안할지는 알 수 없지만 씨티씨바이오 지분 6.46%를 보유하고 있는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라는 확실한 우호군도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진 투자회사로 이 대표와 조 회장은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대표가 마냥 안심하긴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이 대표보다 파마리서치의 자금여력이 더 많이 남아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파마리서치의 올해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03억원에 이른다.

증권 업계 한 관계자는 "파마리서치 입장에선 동원할 수 있는 자금 여유가 상당한 수준"이라며 "씨티씨바이오 창립 멤버인 전홍열씨도 파마리서치에 합류해 있는 만큼 가만히 물러나 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추가 지분 매입 계획 등을 듣기 위해 파마리서치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은 듣지 못했다.

조용준 동구바이오 대표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조 대표는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해 총 4.94%의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한때 이 대표와 경영권을 놓고 경쟁을 했었던 만큼 파마리서치 편을 들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지만 정작 조 대표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 대표는 딜사이트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중립인 상태"라며 "누구의 편을 들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조용준 대표는 한때 이 대표와 경영권을 놓고 경쟁을 벌였지만 한발짝 뒤로 물러난 상태"라면서 "조 대표가 적지 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양측 모두 자기 편으로 끌고 오기 위해 작업을 벌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씨티씨바이오 주식 유통물량이 많지 않다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주식 유통물량을 얼마나 잘 카운팅 하면서 지분을 확보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