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서울시가 2030년까지 글로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50곳을 키워내고, 스타트업 1000곳을 보육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서울유니콘창업허브'를 건설한다. 현재 15만평방미터(m²) 규모인 창업지원공간을 37만m²까지 확장한다. 이를 통해 현재 1130곳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을 3277개까지 늘린다.

오세훈 시장은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창업정책 2030'을 발표하고 서울을 세계 5위 창업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업 재원으로는 총 1조6717억원을 편성했다. 강력한 창업 정책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민간 자금을 매칭(matching)하여 첨단제조 투자펀드, 로봇 성장펀드 등 총 2조5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추진한다. 25개 청년취업사관학교를 통해 총 1만명의 기술 인재를 육성하는 데도 착수할 전망이다.

창업정책은 4대 핵심 과제를 기반으로 추진한다. ▲글로벌 창업도시 브랜드 구축 ▲성장 단계별 스타트업 스케일업 ▲4대 미래산업 스타트업 육성 ▲첨단 제조기반 창업생태계 활성화 등이다.

우선 2030년까지 성수 삼표레미콘 옆 서울숲 주차장부지에 1000개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는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10만m²)'를 조성한다. 파리의 스타시송에프(3만m²)나 싱가포르의 JTC론치패드(6만m²)보다도 큰 세계 최대 규모 창업허브다.

입주기업을 전용 펀드도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이를 통해 서울시가 미래 유니콘에 직접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인 '트라이에브리싱(Try Everything)'을 핀란드의 '슬러시(SLUSH)'와 같은 글로벌 최대 투자 축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스타트업들도 적극 지원한다. 현재 베트남(호치민)과 인도(벵갈루루)에서 운영 중인 해외 창업거점을 미주·유럽·중동 등 20곳으로 확대한다. 올해 스페인, 싱가포르에 2개소를 구축하는 것으로 포문을 연다는 방침이다.

4대 미래산업 육성에도 팔을 걷어붙인다. 핀테크, 바이오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지속 육성하고, 차세대 혁신 성장분야인 '로봇' 기업을 적극 지원한다. 특히 로봇산업이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로봇 친화도시, 서울'을 조성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 로봇 성장펀드 2000억원을 조성해 로봇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구체적인 방안도 내놨다.

서울에 부족한 하드웨어 제작 인프라 문제도 해결한다. 제조산업 집적지인 용산과 구로를 중심으로 '첨단 제조창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규모 자금과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한 특화 펀드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첨단 제조 유니콘 10곳을 배출하는 게 목표다.

서울시는 지난 2009년 '2030 청년창업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기술창업 지원을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11년 17개에 불과했던 창업지원시설이 2023년 30개로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고 부연했다. 

시는 또 11년간 서울시 지원을 받은 1만4000개 스타트업이 2만3000개 일자리를 창출했고,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합산 매출 5조7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양적 성장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기업가치, 매출, 성장성 등을 모두 고려한 서울의 '창업생태계 가치'는 2021년 53조원에서 2023년 274조원까지 껑충 뛰었다. 2년 만에 5배 이상 높아진 수준이다. 이런 성과를 증명하듯 '전 세계 창업하기 좋은 10대 도시'에 선정되는 등 창업 선진도시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