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LG생활건강이 계열사 태극제약을 활용해 더마코스메틱 사업 경쟁력 제고에 드라이브를 밟고 있다. 기미 치료제 도미나크림 등을 생산 중인 태극제약이 더마코스메틱 사업에 최적화된 기술을 가진 제약사다 보니 LG생활건강과 막대한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단 이유에서다. 

24일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태극제약은 독립적인 경영을 하고 있으며 화장품 사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더마코스메틱 사업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며 "최근 태극제약의 지분을 늘린 건 책임경영 일환일 뿐 합병 등을 염두한 행보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LG생활건강의 이 같은 입장은 그간 더마코스메틱 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이 회사는 더마코스메틱 사업을 위해 2014년 차앤박화장품(CNP)을 542억원, 2020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인 피지오겔의 아시아 및 북미 사업권을 1923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따라서 2017년 446억원을 들여 태극제약을 인수한 것 역시 더마코스메틱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시각도 다르지 않다. LG생활건강이 더마코스메틱 사업을 위해 태극제약을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태극제약이 제약사긴 하지만 신약 개발보다는  더마코스메틱 사업에 경쟁력을 보여온 회사라는 이유에서다. 태극제약의 매출 비중은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이 약 8:2 수준이다. 여기서 일반의약품 매출 중 약 70%가 피부외용제로 흉터치료, 여드름치료, 화상치료 기능성 제품이며, 대표 제품으로는 기미·주근깨 치료제 '도미나크림'이다. LG생활건강 입장에선 더마코스메틱 사업 강화에 태극제약이 맞춤카드였기에 인수에 나섰던 셈이다.

이에 LG생활건강 역시 인수 직후 태극제약의 경쟁력 제고에 고삐를 좼다. 2018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태극제약에 약 851억원을 출자해 부여공장 생산시설 등에 투자했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태극제약은 2019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핵심 성분인 '브라이트닝 퀴논 콤플렉스'를 함유한 TG도미나스 크림을 새롭게 론칭했다. 이 제품은 기미 뿐 아니라 미백과 주름까지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화장품으로 알려지면서 이후 '앰플'과 '멀티밤'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태극제약은 이에 더해 지난해 LG생활건강 출신인 최연희·최승만 공동대표 체제로 수장을 교체했다. 이중 최연희 대표는 2014년 LG생활건강 생활용품·패브릭케어마케팅부문장, 퍼스널케어사업부장을 거친 인물이다. 아울러 최승만 대표 역시 1995년 LG생활건강에 입사해 LG생활건강 화장품연구소 부문장을 역임하며 주로 기능성 화장품 개발을 담당해왔다. LG생활건강이 태극제약의 더마코스메틱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경영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제약사를 통해 굳이 제약이나 바이오사업을 한다면 LG화학과 시너지를 볼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지만, 가능성은 낮다"며 "이 회사는 태극제약의 활용을 더마코스메틱 사업 경쟁력 제고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