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기아가 올해 2분기에 글로벌 완성차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수익 중심의 차종 판매가 늘어난 데다 '제값 받기'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기아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26조24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2.3% 증가한 3조4030억원, 순이익은 49.8% 늘어난 2조8169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매출은 작년 1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를 경신했으며, 영업이익의 경우 작년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0%로 전년 동기 10.2%보다 2.8%포인트 상승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는 고부가가치 판매 물량 증가에서 기인했다. 마진이 많이 남는 RV와 친환경차의 판매가 늘면서 외형과 수익성 모두 좋아졌단 설명이다. 먼저 매출 확대는 ▲판매 물량 증가 ▲대당 판매가격(ASP) 상승 지속 ▲우호적 환율 효과 등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ASP는 글로벌 시장 기준 전년 대비 10.3% 상승한 3460만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고, 수익성이 높은 RV 판매 비중(중국 제외)은 역대 최고치인 68%를 기록했다.

실제 올 2분기 기아의 글로벌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0.1% 증가한 80만7772대였다. 국내에선 수요가 높은 RV 차종 중심의 판매 호조세가 이어졌으며 EV9 신차 출시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해외에선 전 차종에 걸쳐 탄탄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북미와 유럽에서 핵심 RV 차종의 판매 확대로 20%에 가까운 고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업계 최저 수준의 인센티브를 유지한 결과로 풀이된다. 재료비 등 각종 비용 증가에도 ▲판매 확대 ▲고사양·고가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및 가격 상승 효과 ▲근본적인 사업 체계 개선에 기반한 가격 정책 등이 수익성을 견인한 것이다. 기아 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아가 원화 약세도 실적 개선을 거들었다.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전년 대비 4.4% 상승한 1315원을 기록하며 원화가 약세 기조를 유지했다.

기아는 호실적에 힘입어 올해 초 공개한 연간 손익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전 지역에서 브랜드력이 지속 강화되고 근본적인 수익 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데다 올해 2분기까지 시장 기대치 및 당초 목표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두고 있단 이유에서다. 이에 매출 가이던스는 기존 97조6000억원에서 100조원 이상으로, 영업이익은 9조3000억원에서 11조 5000억~12조원으로 높여 잡았다. 아울러 영업이익률은 9.5%에서 11.5~12%로 상향조정 했다.

한편 기아는 올 하반기에 최대 실적을 달성한 2분기 추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한단 방침이다. 특히 국내서 첫 달에만 13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EV9을 해외 주요 시장에 출시해 전동화 전환 리딩 브랜딩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져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주요 해외 시장에서 핵심 SUV 모델들의 판매 비중을 더욱 끌어올리는 동시에 지역별 핵심 신차 판매에 집중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인도에서는 최고 인기 모델인 셀토스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앞세워 판매를 확대하고, 중국에서는 전용 전기차 EV6·EV5를 순차적으로 투입해 판매 반등 및 브랜드 파워 제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전 지역에서 기아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더욱 높아지고 있고, 제품 전반에 걸쳐 강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며 "공급 확대를 통한 판매 증가, 최근 출시한 EV9을 비롯한 고수익 R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등으로 지속적인 수익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