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오비맥주의 상반기 실적이 뒷걸음질 쳤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매출이 줄어든 데다, 오비맥주 역시 마케팅 비용을 늘릴 수 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여기에 올 4월 들어 주세가 인상된 점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오비맥주는 맥주시장 1위 자리를 수성하기 위해 올 하반기 소비자와 만나는 다양한 축제 현장에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단 계획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버드와이저에이팩 EAST부문(한국, 일본, 뉴질랜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5억9300만달러(7709억원, 환율 1300원 기준)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이 부문의 매출은 사실상 오비맥주 몫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은 자국 업체들이 과점 중이고, 뉴질랜드는 내수시장 규모가 협소하기 때문이다. 실제 오비맥주는 지난해 버드와이저에이팩 EAST부문 총 매출의 95%를 상회하는 비중을 나타냈다.

오비맥주의 매출이 감소한 것은 맥주시장 경쟁이 치열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가 맥주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3월말 신제품 '켈리'를 출시하고, '테라+켈리'의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켈리는 국내 시장 점유율 3위까지 올라왔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매출 감소에 더해 수익성 마저 크게 뒷걸음질 쳤단 점이다. 버드와이저에이팩 EAST부문의 상반기 조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1억4200만달러(1872억원)로 전년 대비 20.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조정 EBITDA 마진율은 같은 기간 5.1%포인트(29.4%→24.3%)로 하락했다.

이는 올 4월 1일부터 주세법이 개정된 탓에 지난해 물가상승률 5.1%의 70%인 3.57%가 세율로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에 맥주는 ℓ(리터)당 30.5원 오른 885.7원의 세금이 붙었다. 또한 주세가 오르다 보니 판매량이 소폭 늘었음에도 매출은 되레 축소됐다. 버드와이저에이팩은 "오비맥주는 2분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며 "한국시장 판매량은 1분기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했지만, 2분기만 보면 되레 감소한 까닭에 상반기 총 한 자릿수 판매증가율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버드와이저에이팩 EAST부문의 자본적지출(CAPEX)이 36.4%(143억원→195억원)나 증가한 데다, 오비맥주 또한 마케팅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 보니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 성수기의 매출 증대를 위해 영업과 마케팅 등 판매관리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오비맥주는 수익성 회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먼저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는 마케팅을 더욱 강화한단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그간 '서울 재즈페스티벌', 'S20 코리아 송크란 뮤직 페스티벌' 등에 참여해 왔으며, 향후 ▲카스가 주관하는 '카스쿨(CassCool)' 페스티벌 ▲대구 치맥 페스티벌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등 맥주와 함께 즐기기 좋은 다양한 축제 현장에서 소비자를 찾아간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대표 브랜드 '카스 프레시'는 코로나 팬데믹 등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신제품 출시, 마케팅 경쟁 심화 등으로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맥주시장에서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일정한 수익흐름을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