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인터)의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가 올해 하반기 중국 유통망 확장에 나선다. 그간 국내에서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면세점 등을 통해 매출을 내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여의치 않게 되자 현지 진출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다만 중국시장의 경우 이미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와 자국기업들이 선점한 터라 비디비치의 연착륙이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9일 신세계인터에 따르면 비디비치는 온라인 영역을 기반으로 중국 내 유통망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비디비치는 기존에 입점한 전자상거래기업인 틱톡·샤오홍슈·티몰 외에 추가적인 현지 온라인몰 입점을 추진한다. 아울러 소셜네트워크(SNS)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마케팅도 강화해 중국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겠단 방침이다.

비디비치가 중국 현지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에는 국내 수요 위축에 대한 위기감이 컸다. 비디비치는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탓에 매출의 대부분을 따이공(중국 보따리상)과 요우커(중국 관광객)에 의지해왔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이 급감하면서 요우커 매출이 큰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팬데믹 기간 중국 정부가 강도 높은 봉쇄정책을 단행한 탓에 또 다른 매출창구였던 따이공 수요 역시 빠르게 줄었다. 따이공은 국내 면세점 등에서 상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에 재판매해왔는데 이동길이 막히면서 거래량도 동반 위축됐다. 그 결과 비디비치의 매출은 2019년 2000억원에 달했으나 이후 성장세가 꺾이며 2021년 89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팬데믹이 수그러들었음에도 따이공과 요우커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단 점이다.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이 여전히 허용되지 않고 있는 데다 국내 면세점들이 따이공에게 지급하던 판매 알선 수수료를 낮추자 따이공의 이탈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 비디비치는 국내 매출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중국 현지 직접 진출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시장에선 분석하고 있다.  

다만 비디비치가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에스티로더'와 같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C뷰티(차이나 뷰티) 제품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 현지기업의 C뷰티(차이나 뷰티) 제품은 갈수록 그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한 관계자는 "비디비치가 중국 내 유통망 확장을 본격화하더라도 프리미엄 글로벌 제품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저가 라인과 비교해도 코스메틱이나 한국콜마가 고품질로 제작·생산 해준 C뷰티 제품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제품경쟁력을 가지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내 유의미한 점유율을 갖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나 LG생활건강 후도 사업을 영위하기 위태로운 상황인 만큼 비디비치가 중국에서 단기간 내 매출을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신세계인터 관계자는 "따이공과 요우커에 매출을 의존하기에는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것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실감했다"며 "중국 내수몰 중심으로 유통채널을 지속 확대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