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마스턴투자운용의 계열사가 시행을 맡은 물류센터 개발사업이 본PF 전환에 성공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공급 과잉으로 얼어붙은 물류센터 PF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본PF 전환 사례가 나온 것이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마스턴제171호양주피에프브이는 지난 25일 양주 상수리 물류센터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총 690억원 한도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정확한 대주단 명단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PF대출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2곳(루미너스양주제일차, 루미너스양주제이차)이 대출금 제공을 위해 각각 250억원, 100억원 규모의 PF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대주단은 시행사에 제공한 PF대출을 ▲트렌치A-1 500억원 ▲트렌치A-2 100억원 ▲트랜치B 70억원 ▲트렌치C 20억원으로 구성했다. 트렌치A-1 대출 중 절반인 250억원은 SPC 루미너스양주제일차가 6개월 단위로 만기가 돌아오는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를 4회 발행하며 조달한다. 트렌치A-2에 해당하는 100억원은 루미너스양주제이차가 3개월 단위의 단기사채(ABSTB)를 1회부터 5회까지, 6회와 7회는 약 4개월 단위의 ABCP를 발행해 조달한다.

두 회사가 시행사에 제공한 대출의 만기는 지난 25일부터 2025년 7월 25일까지 약 23개월이다. PF 대출을 주관한 메리츠증권은 두 회사가 대출을 위해 발행한 유동화증권이 판매되지 않을 경우 이를 인수하는 확약을 체결해 SPC의 신용을 보강했다.

이 사업은 마스턴제171호양주피에프브이가 경기도 양주시 남면 상수리 산 112-11번지 일원 2만8586㎡ 부지에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4만3553㎡ 규모의 물류센터 1개 동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시공은 농심그룹의 계열사 농심엔지니어링(농심홀딩스 지분 100%)이 맡았으며 지난 25일 착공, 2024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시행사의 지분 22.9%(취득가액 9억7000만원)를 출자하며 사업에 참여했다.

시장에 만연한 공급과잉으로 대부분의 물류센터개발사업이 PF 대출 유치에 실패한 점을 감안하면 양수리 물류센터 개발사업의 본PF 전환 성공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선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차입형토지신탁과 책임준공형관리형토지신탁의 특징을 혼합한 '하이브리드형 토지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발주한 것이 비결이라고 분석한다.

한투신탁의 하이브리드형 토지신탁은 차입형토지신탁처럼 신탁사가 신탁계정을 활용해 대출 등 사업비조달에 참여하고 책임준공약정까지 제공한다. 대주단과 시행사, 시공사의 부담을 대폭 경감시킨 것이 특징이다.

특히 회사가 차입형토지신탁으로 사업을 수주하면서 메리츠증권이 모집해야 했던 대출 규모가 줄어들었다. PF 대출 모집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투신탁이 차입형신탁으로 참여해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PF 금리가 오르면서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자비용이 PF 금리보다 낮은 경우가 다수 사업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사례처럼 사업비를 다양한 방법으로 조달하는 사례가 앞으로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