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서흥이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던 화장품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쟁력 확보를 통한 빠른 시장 연착륙을 위해 화장품 기업인 한국코스모를 인수하고, 양주환 서흥 회장이 직접 경영을 맡았지만 경쟁이 워낙 치열한 레드오션 시장이다 보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흥의 화장품 사업부문은 올 상반기 3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9% 감소했다. 이는 이 회사가 한국코스모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2018년 기록한 39억원과 비교해도 21.9% 적은 금액이다. 이렇다 보니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8년 이후 줄곧 1% 안팎에 머물러 있다.

사실 서흥은 화장품사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1973년 설립된 서흥은 제약과 건강기능식품 등에 쓰이는 하드캡슐을 제조하는 사업을 주력해왔다. 1991년 서흥의 전신인 서흥캅셀의 대표로 오른 양주환 회장은 2009년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회장에도 오르는 등 건기식 사업에 관심을 두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2014년 사명을 지금의 서흥으로 변경하고 2016년엔 자회사 위너웰을 설립한데 이어, 백수오 제품으로 알려진 네츄럴엔도텍 인수 등 건기식 역량 강화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부응하듯 서흥의 건기식 사업은 개인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까지 더해지면서 회사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올 상반기 기준 매출액만 보더라도 996억원으로 당초 간판인 하드캡슐 사업 매출 1013억원과 근접할 정도로 무게감이 커졌다.

이 와중 서흥은 화장품 사업에도 눈길을 돌렸다. 건기식, 캡슐 등과 시너지는 물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안배였다. 기대감도 컸다. 한국코스모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양 회장이 직접 한국코스모 대표에 올라 힘을 실어준 점도 무관치 않다. 게다가 오너 3세인 양준택 전무와 양준석 전무가 과반이상 지분(57.16%)을 보유한 젤텍이 한국코스모 지분을 29.35%(서흥 65.98%)나 가지고 있는 것 역시 이 회사를 캐시카우로 키우기 위한 조치였단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하지만 한국코스모는 좀처럼 모기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17년 매출액 120억원을 기록했던 한국코스모는 약 6년만인 지난해 114억원을 기록해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에는 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 6억원으로 적자전환하는 등 수익성에도 경고등이 켜졌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33억원의 매출액과 9억원의 순손실을 달성하며 적자기조를 이어갔다. 전년동기 매출액 70억원, 순손실 3억원을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더욱 악화된 성적표다.

업계는 서흥이 최근 들어 화장품 사업보다는 건기식 사업에 더 집중하려 한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 가운데 액상 및 젤리 사업부문을 분할해 서흥헬스케어를 설립하는 등 전문성과 수익성을 제고토록 한 반면 화장품 사업은 큰 움직임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단 까닭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 자체가 심화된 경쟁 사업이다보니 아직까지 성장세를 기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나 오너일가까지 나서 정상화를 도모하지 못한 점은 뼈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코스모 관계자는 "당사는 30년간 쌓아온 다양한 품목의 처방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유통되고 있는 모든 기초화장품 제품류(클렌징, 바디제품 포함)에 대한 제조가 가능한 바, 현재 국내 여러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 중에 있으며, 점차 해외시장도 공략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