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양극재 원재료인 리튬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는 것은 2020년 1분기 이후 14개 분기만이다. 

27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탄산리튬 가격이 가장 높았던 때는 지난해 11월이다. 작년 말 kg당 581.5위안에 거래되던 탄산리튬은 올해 들어 기세가 꺾였다. 가격은 올 4월 150위안으로 주저앉았다가 6월 300위안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그후 줄곧 하락세를 나타내며 9월 말 현재 또 다시 153.5위안으로 떨어졌다. 작년 평균가격과 비교하면 67% 하락한 수치다. 

리튬은 배터리 4대 소재중 하나로, 양극재 원료로 사용한다. 리튬 가격 하락에는 공급과잉이 현상이 심화한 탓이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이 종료한 데다 배터리 업체들의 재고 증가로 리튬 수요도 하락했다. 

통상 광물 가격은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제품가격에 반영되는데, 리튬 가격이 떨어지면 양극재 판가하락으로 이어진다. 이차전지 양극재 사업을 영위하는 에코프로비엠도 연쇄적인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2조370억원, 영업이익 1039억원이다. 

3분기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26.5% 감소할 전망이다. 그간 에코프로비엠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연간 매출 5조3576억원, 영업이익 3807억원으로 각각 261%, 231%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무려 161% 늘어난 107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3분기는 영업이익 상승기를 마감하고 감소세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의 전망대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경우 지난 2020년 2분기부터 3년간 이어지던 기록 행진도 끊어지게 된다. 

리튬 가격은 장기적으로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탄산리튬 가격이 2028년까지 하락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로 리튬 수요는 2023년 79만톤에서 2030년 253만톤으로 연평균 18.1%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임채욱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 침체로 리튬 수요가 둔화하면서 공급과잉이 발생했다"며 "지난해는 원재료 가격이 폭등했었는데 향후에는 점차 하락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