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케이카의 곳간사정이 배당을 위해 차입 확대를 검토해야 할 만큼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 및 분기배당 등으로 인한 현금소요가 현금창출력을 앞지르고 있는 까닭이다.

케이카는 2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190원, 총 91억원 규모의 3분기 배당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율은 1.7%며 지급일자는 오는 22일이다.

시장은 케이카가 이번 배당으로 현금 대부분을 소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올 9월말 현재 보유한 현금이 65억원으로 전년 같은 시점보다 47%나 줄어서다.

이는 케이카 특유의 현금지출 행보와 무관치 않다. 이 회사는 주주들에 줄곧 순이익보다 큰 규모의 배당에 나서고 있다. 올해만 봐도 3개 분기 배당총액이 274억원으로 동 기간 누적 순이익(235억원)을 앞서고 있다. 

금리인상도 현금소진에 한몫했다. 케이카가 올해 이자지급에 쓴 돈은 7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 늘었다. 아울러 영업자산과 관련된 리스부채에 지출되는 금액이 연간 180억원 안팎에 달하는 점도 현금마련에 애를 먹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케이카의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총액)은 줄곧 100%대를 기록하고 있다"며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지분 72%)다 보니 지속해서 고액배당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카는 중고차 매입-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인 만큼 과도한 배당이 곧장 차입구조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회사"라고 부연했다.

한편 곳간사정과 별개로 케이카는 올 들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오른 이후 지속 동결한 데 따라 중고차 시장에 가해진 충격이 어느 정도 해소된 덕분이다.

그 결과 케이카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552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8%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16.3% 증가한 471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보다 6% 감소한 235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3분기 중 발생한 63억원 가량의 일회성비용 영향이었다.

정인국 케이카 사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도 중고차 사업의 본질과 기본에 충실한 결과 수익성 및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리는 성과를 냈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며 시장지배력을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