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S23 팬에디션(FE)'를 8일 국내 출시한다. 중저가 모델인 FE시리즈가 국내에 출시되는 것은 2020년 이후 3년만이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돼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7일 갤럭시 S23 FE 시리즈의 국내 출시 소식을 알렸다. FE 모델은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 시리즈'의 주요 프리미엄 성능을 사양을 낮춰 가격을 내린 준프리미엄 기종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S23 FE의 용량은 256GB이며, 가격은 84만7000원으로 책정됐다. 갤럭시 S23 256GB의 출고가는 115만5000원이었다. S23에 비해 FE시리즈는 약 26% 저렴해졌다.

가격은 저렴해졌지만 주요 기능들은 S23과 같도록 유지됐다. 배터리는 4500mA로 갤럭시 S23+와 비슷하며, 특히 카메라 성능은 5000만 화소와 고해상도 렌즈, 3배 광학줌 지원 등 S23, S23+와 동일하다.

삼성전자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절감 기조에 발맞춰 갤럭시 S23 FE 구매 고객을 위한 '갤럭시 퍼펙트(perFEct)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도 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갤럭시 S23 FE 구매자는 24개월 후 사용하던 제품을 반납하면 출고가의 50%를 보상받을 수 있다.

앞서 갤럭시 FE시리즈는 지난 2020년 9월 처음 출시돼 국내에도 판매됐다. 그러나 이후 S21 FE와 S22 FE는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직접 지금까지 FE시리즈의 국내 출시를 미뤄온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플래그십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국내에 출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FE시리즈를 국내에 출시하게 된 이유는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서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FE시리즈 국내 출시는 오래 전부터 논의했으며, 가계통신비 절감에 동참하기 위해 결정하게 됐다"라며 "시장상황에 따라 판매법인이 신제품 출시를 결정하는데, 이번 갤럭시 S23 FE시리즈는 10월 해외 출시 후 국내 출시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라고 밝혔다.

또한, "갤럭시 S23FE의 타겟이 1020세대인데, 플래그십 제품을 구매하기엔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에게 카메라 등 꼭 필요한 플래그십 제품의 기능을 넣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중저가 단말기를 국내에 출시하고 나선 것은 정부의 가계통신비 완화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된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하며 80만원 이하의 중·저가 단말기 출시를 유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국내 단말기 제조사는 삼성전자뿐이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중저가 단말기를 조만간 출시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기능은 프리미엄 폰 수준을 유지하면서, 가격은 낮춰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갤럭시 S23 FE가 높은 가격에 책정돼 중저가 단말기라고 보기에는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S23 출고가에 비해서는 26% 저렴하지만, 갤럭시 A시리즈가 20~60만원대이고 중국의 샤오미와 오포가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 역시 30~5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있다. 갤럭시 S23 FE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출시될 갤럭시 A55에도 5000만 화소 카메라와 5000mAh 배터리, 25W 고속 충전 등을 지원할 것으로 보이는데, 갤럭시 S23 FE에 비해 가격이 20만원 가량 저렴하다면 A시리즈를 선택하는 구매자가 더 많을 것"이라며 "A시리즈에 비해 S23 FE가 갖는 장점을 내세우고 마케팅을 펼치는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작인 갤럭시 A54는 지난해 5월 61만8200원에 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