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류석 기자]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벤처캐피탈이 증가하면서 증권가에서도 상장 벤처캐피탈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가고 있다. 증권 애널리스트들도 벤처투자업의 성장성을 분석하는 데 골몰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 다수는 벤처캐피탈에 대해 투자 매력도가 높은 업종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펀드 운용보수 기반의 탄탄한 수익모델과 더불어 정부의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업황을 고려한 분석이다.

김상표 키움증권 연구원 “정부의 모험자금 확대로 3년간 총 10조원의 혁신모험펀드 조성이 예정돼 있고, 2020년까지 연간 3조원 이상 규모의 정부 자금이 시장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벤처펀드 활성화로 회수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등 영업환경이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상장 벤처캐피탈들이 운용자산(AUM)의 꾸준한 확대로 견고한 실적 안정성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벤처캐피탈의 매출은 조합 결성에 따른 관리보수와 조합 청산 이후에 받는 성과보수로 구성돼 있다. 운용자산이 늘어날수록 자연스레 관리보수가 늘어나는 형태다.

올해 들어 정부에서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리는 등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자금 투입 규모 증가에 따라 벤처캐피탈들의 신규 펀드 결성 여건은 나날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 업계 중·대형사로 분류되는 상장 벤처캐피탈들의 펀드 결성 전망은 더욱 밝다. 상장에 성공할 정도로 어느 정도 수익성이 궤도에 올라와 있는 만큼 비상장 벤처캐피탈보다는 상장사들 위주로 주요 출자자(LP)들의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장 벤처캐피탈은 풍부한 자체 자금과 우수한 펀드 청산 실적, 풍부한 LP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대형 펀드 결성과 민간 LP 모집을 권장하는 정부의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에 더욱 큰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근 벤처캐피탈들은 연이어 신규 벤처조합을 결성에 따른 벤처투자 금액은 매 분기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발표한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누적 신규 벤처투자액은 2조 5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3% 늘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벤처육성 정책 기조에 따라 벤처투자 시장의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는 연금, 공제회, 정책기관이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민간 차원의 (벤처조합 출자) 참여도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애널리스트들은 관리보수와 더불어 인센티브 형식으로 주어지는 성과보수 유입 부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들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블루홀, 카페24 등 해마다 멀티플 기준 수십배 이상의 회수 이익을 가져다주는 벤처들이 나오고 있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SV인베스트먼트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하나금투 코스닥팀은 “SV인베스트먼트의 경우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를 했던 펀드들이 청산 예정임에 따라 성과보수 약 130억원 유입을 시작으로 출자지분에 대한 추가수익도 들어올 전망”이라며 “하반기 여러 펀드가 청산예정임에 따라 본격적인 성과보수 증가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