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기관투자자의 형식적 의결권이 앞으로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성엽 대신경제연구소 팀장은 22일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팍스넷 제5회 IR컨퍼런스에서 “주주권리를 신장하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을 통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튜어드는 서양에서 큰 저택이나 집안일을 맡아보는 재산관리인을 지칭하며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고객·수익자의 자산을 충실히 관리 및 운용하고 수탁자를 의미한다.

한국의 경우 스튜어드십 코드가 지난 2016년 12월 제정됐다. 한국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일본’ 스튜어드십 코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방법론에서는 일부 차이가 있으나 기본 ‘7대 원칙’을 공유한다.

첫 번째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명확한 정책을 공개해야 한다. 또 실질적·잠재적 이해상충 문제의 해소 정책도 알려야 한다. 아울러 스튜어드십 코드는 투자대상회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하고. 수탁자 책임 이행을 위한 활동 전개 시기·절차·방법에 관한 내부지침도 마련해야 한다. 다섯 번째 원칙은 지침·절차·세부기준을 포함한 의결권 정책을 공개해야 한다. 또한 스튜어드십 코드가 의결권 행사와 수탁자 책임 이행 활동의 주기적 보고해야 한다. 수탁자 책임의 이행을 위한 필요한 역량과 전문성도 보유해야 한다.

정 팀장은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으며, 기업지배구조 이슈와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과거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하던 스튜어드십 코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주화 선거공약 사항에 포함돼 최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산업은행은 PE펀드, VC펀드 위탁운용사 선정(2017년 04월13일) 시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여부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해 참여예정 기관의 증가에 기여했다”며 “금융위원회는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기관에 대해 인센티브 적용을 고려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정부 당국의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에 대한 의지를 확고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 상장사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영향력 확대가 예상된다.

일단 올해 스튜어드십 코드의 참여 희망 기관투자자들이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성엽 팀장은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계획서 제출 기관투자자는 올해 5월 급증했다”며 “가장 선호되는 참여 시기는 올해 4분기 및 내년 1분기”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를 촉구했다. 정 팀장은 “자본시장 내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스튜어드십 코드의 확산을 위해 국민연금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며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향성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 기업, 그리고 금융당국의 공통된 노력이 있어야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제도적인 지원이 특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 후 기관투자자의 관여 확대로 인한 주주이익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 대신증권연구소도 비슷한 예상을 도출하고 있다.

대신증권연구소에 따르면 네덜란드,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현금배당금 증가 등 주주가치 제고 지표가 증대되고 있다.

또한 이사회가 효과적으로 운용되고, 주주권리 보호 수준도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