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 증권사’로의 도약을 다짐하던 한양증권이 20년 만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업계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호실적에 주가도 상승세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이익 2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56억원) 대비 426.4% 급증한 수치다. 순이익 역시 222억원으로 전년(47억원) 대비 376.1% 늘어나면서 2000년(714억원) 이후 2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경신하게 됐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기업금융부문 영업 강화에 따른 수익 및 채권부문 실적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양증권의 IB 부문은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기업금융부문의 순이익은 198억원으로 전년 동기(28억원)보다 607% 증가했다. 군장에너지 회사채(3000억원) 발행을 대표 주관했고 코스닥 상장사인 아이큐어의 전환사채(500억원), 삼성중공업 회사채(500억원) 발행 등도 맡았다. 

최근에는 서울시 중구 인현동 2가 세운 6-3-4지구 도시환경 정비사업의 PF금융주선을 성사시켰다. 해당 PF는 109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임재택 대표가 부임한 이후 혁신에 박차를 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2018년 3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임 대표는 취임 이후 IB 부문 강화에 총력을 다했다. 그는 취임 첫 해 금융당국에 구조화 금융 관련 대리금융기관업무를 신고하고 임종영 하이투자증권 전무를 IB 영업본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IB 역량 강화를 예고했다.

지난해에는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양증권은 43년 만에 CI를 개편하고 ‘은둔의 증권사’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혔다.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는 10%로 내걸었다. IB영업본부를 IB본부(기업금융1팀, 기업금융2팀, 구조화금융팀)로 확대 개편하고 신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이에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한양증권은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에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처음으로 주식 가치를 분석한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호실적은 일회성이 아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며 “부동산 PF 시장 진출로 레벨업 된 이익 체력이 지속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한양증권에 대해 “자기자본투자(PI) 중심의 영업으로 2017년까지는 1~2%대 ROE를 유지했으나 2018년 새로운 경영진이 부임한 이후 채권중개 확대와 부동산 PF에 진출하면서 ROE가 8%를 상회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PF 익스포져 건전성 관리 강화 방안으로 인한 효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기존에 점유율이 높았던 대형사들이 신규로 딜을 진행하기 어려워 한양증권과 같은 중소형사에게 성장 및 점유율 확대의 기회가 조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양증권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회사를 분석한 첫 자료다 보니 시장에서 자사를 이렇게 평가하고 관심이 있다는 지표로 인식돼 내부적으로도 좋은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채권 쪽이 강세를 보여 좋은 실적을 낸 것은 맞지만 수익 다변화의 기틀도 마련돼 있다”며 “올해는 작년 수준의 실적 유지와 ROE 10%를 달성하기 위해 수익 다변화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