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제주항공이 2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지속된 탓에 외형과 내실 모두 크게 악화됐다. 여기에 더해 이스타항공과의 딜(Deal) 무산으로 인해 당기순손실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제주항공은 5일 국적항공사 중 가장 먼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내용은 좋지 못했다. 제주항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약 84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전년(-274억원) 대비 적자규모가 208.8% 악화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약 3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3130억원)보다 88.5% 급감했고, 당기순손실은 약 295억원에서 약 832억원으로 182.1% 악화됐다.

이는 시장기대치를 하회한 것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2분기 실적전망치를 매출 약 777억원, 영업손실 약 832억원으로 제시했었다. 투자은행업계는 제주항공의 국내여객 매출은 전년 대비 33.5% 감소하고, 국제여객은 98% 급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제주항공의 상반기 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제주항공은 상반기 약 150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약 약 295억원) 대비 적자전환한 것이다. 매출은 약 7058억원에서 2653억원으로 62.4%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약 126억원에서 순손실 약 101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문제는 당분간 코로나19의 악재가 항공산업의 침체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여객 타격의 회복이 매우 더딘 상황인 가운데 국내선이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지만 경쟁격화로 단가가 하락해 이익 기여는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항공업황의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악화되고 있는 재무여건도 고민거리다. 제주항공의 1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약 6417억원으로 전년(약 5042억원) 대비 약 1400억원 불어났다. 운전자본은 약 1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567억원)보다 약 400억원 줄었고, 총영업활동현금흐름은 약 898억원에서 마이너스(-) 약 250억원으로 악화됐다. 부채비율도 260.7%에서 483.4%로 급등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여객 수요의 회복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제주항공은 분기 1000억원 가량의 현금유출을 커버하며 버텨야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약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의 성공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상증자가 성공하고 현재 검토 중인 항공기 엔진 매각 등으로 연말까지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의 딜(Deal) 무산 관련 악재도 도사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을 지난달 말 해제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결산일 뒤 계약을 해제했으나, 매도인(이스타홀딩스)에게 지급한 주식매매계약금 약 119억5000만원과 이스타항공에 지급한 대여금 약 100억원의 적정한 회계처리와 관련해 외부감사인의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검토결과에 따라 회수가능성의 불확실성에 따른 대손충당금이 설정될 경우 2분기 당기순손실은 최대 약 180억원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