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CJ그룹이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보다 젊은 조직으로 거듭났다. 이재현 회장이 능력 중심의 조직문화 혁신을 선언한 후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한 30대 직원 4명을 신임 임원인 경영리더로 승진시킨 까닭이다.  

CJ는 53명의 '경영리더'를 승진시키는 내용의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1월 1일자로 단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신임 임원 가운데 30대 임원은 '오너3세'인 이선호(31세)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 1담당을 포함해 김지현(38세) CJ ENM 커머스부문 전략기획담당, 신유진(38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GSP리더, 구동인(38세) CJ주식회사 미래경영연구원 등 총 4명이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올해 CJ그룹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신유진 GSP리더는 CJ제일제당에서 K-푸드를 중심으로 한 만두 대형화에 기여했고, 구동인 미래경영연구원은 차세대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진출을 주도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바타비아를 인수하며 글로벌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에 진입, 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김지현 전략기획담당은 지주사 전략기획팀에서 근무하며 유통과 물류 계열사의 중기 전략 비전 수립을 주도했다. 이선호 식품전략기획 1담당은 올해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으로 복귀한 후 해외 식품 사업 전략을 구상해왔다. 지난 9월에는 '비비고'와 미국프로농구(NBA) 구단 LA 레이커스와 글로벌 마케팅 계약 체결을 주도했다. 

CJ 관계자는 30대 임원 발탁에 대해 "중기 비전 실행과 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해 젊은 인재를 발탁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는 이 회장의 인재제일 경영철학이 반영됐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이 회장은 평소 '하고잡이(하고 싶은 일을 찾아 즐겁게 하고 성과를 내는 사람)'형 글로벌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달 최고 인재 육성을 위한 조직문화·인사 혁신 추진키로 결정했다. 조기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나이·연차·직급을 가리지 않는 인재 발탁과 임직원 스스로 일하는 '자기주도형 몰입'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CJ 관계자는 "CJ의 직급 파괴는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 및 글로벌 경쟁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미래성장의 주역이 될 MZ세대가 원하는 '공정한 성장기회'를 구현할 제도적 기반이 승진단계를 줄이고 성과, 역할을 중시하는 인사 조직문화 구축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