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박종욱 KT 각자 대표(사장)가 사내이사 재선임 표결을 앞두고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최근 박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놓고 대내외적으로 불거진 자질 논란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제40기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박 대표는 이날 주총이 열리기 직전에 사퇴를 표명했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회사 안팎으로 박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하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박 대표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앞서 박 대표는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약식 기소된 뒤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횡령 혐의로 약식명령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박 대표는 판결에 불복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박 대표의 사퇴로 KT는 다시 구 대표 단독 체제로 돌아갔다. 지난 1월 27일 박 대표를 안전보건총괄(CSO) 대표이사로 임명하고 구현모·박종욱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한 지 약 2달 만이다. 

박 대표는 이날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CSO 업무에서 물러나지만 경영기획부문장(사장) 자리는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박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폐기하고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을 각각 선임했다. 사내이사에는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유희열 KT 이사회 의장이 재선임됐으며 김용헌 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홍 벤자민 라이나생명보험 이사회 의장 등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KT는 향후 이사회에서 새로운 사내이사 후보를 정한 뒤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사내이사나 CSO 재선임 등에 관해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