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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석유화학 기업들에게 치명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지 추산되는 피해액만 5000억원이다. 기업 차원에서 출하를 재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화물연대의 강경한 태도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이 지속되면서 석유화학 업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반출하지 못하면서 석유화학기업 피해액은 6일간 5000억원을 넘어섰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파업 이전 해외 수출 물량을 사전에 출하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지만, 운송중단 기간이 길어지며 피해를 막을 수 없게 됐다.

석유화학 기업 피해가 유난히 큰 이유는 대부분의 공장이 울산 여수 등 대규모 파업 지역에 속해서다. 화물연대 파업에 참여한 화물 노동자는 전체의 10% 미만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화물연대가 운송거부는 물론 공장을 막고 제품을 출하하지 못하게 하면서 기업들의 발이 묶였다.

화학제품을 이송하기 위해서는 특수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도 출하를 어렵게 했다. 화학제품 특성상 이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탱크로리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이와 함께 운송 물질에 따라 고압가스 운반 책임자 자격증, 위험물 운송자격증 등 운송에 필요한 요건이 많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일부 기업들은 화물연대에 속하지 않은 탱크로리 운송자들을 활용해 물량을 운송하는 방안을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물연대가 공장에서 나오는 차량을 막는 등 화물연대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출하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석유화학 공장들의 출하량은 평소 일 평균량 대비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한국석유화학협회는 성명문을 내고 화물 연대 파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석유화학 제품은 특성상 장기 보관이 어려워 적기에 출하가 막힐 경우 공장 가동중지로 연결돼 막대한 매출·수출 손실은 물론,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출하가 막히자 기업들은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게 됐다. 정부와 화물연대 협상이 계속 결렬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뿐이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우선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생산량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화물연대 파업에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화물 운임료에는 유가가 연동돼있어 유가가 오르면 운임료가 자동으로 올라가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로 인한 운송비용 상승이 파업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해당 비용을 기업이 대고 있는 입장에서 피해가 늘어나는 것은 억울한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