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권 건설사 중 최저 수준인 임금 수준을 업계 평균으로 맞추기 위해 급여 20% 인상안을 제시했다. 모호했던 경영성과급의 지급기준을 확립하자는 안도 함께 제시했다.
사측은 이러한 노조의 제안에 상당 부분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익훈 HDC현산 대표 이하 경영진이 올해 초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그간 인력 투자가 부족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서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산 노사는 지난 6일 임단협 체결을 위한 1차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 측은 2023년 임금을 20% 인상해 지난해 롯데건설의 평균 임금(8660만원) 이상의 수준으로 책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2023년도 경영성과급을 110%로 정하고 매년 성과급 지급 기준을 영업이익의 10%로 확립하는 안 역시 함께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교섭 예정일은 오는 13일이다.
HDC현산 노조가 이러한 제시안을 전달한 것은 회사가 오랜 시간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임직원 1인 평균 급여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어서다. 영업이익율과 급여 대비 매출 생산성, 1인당 매출 생산성이 업계 상위권 수준인 만큼 합당한 처우를 보장해달라는 게 노조 측의 입장이다.
HDC현산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율은 10.1%로 10대 건설사 중 DL이앤씨(12.9%)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매출액(3조4326억원)은 연간급여총액(1209억원)의 약 28배, 인당 매출액 생산성은 21억원으로 각각 1위, 2위에 올랐다.
반면 1인 평균급여는 10대 건설사 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HDC현산의 1인평균급여는 7260만원으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낮았다. 비정규직 비율 역시 45.6%로 가장 높아 근무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환경이 계속되면서 임직원의 근무만족도를 장시간 악화시켜왔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최 대표 이하 사측은 노조의 급여 인상과 성과급 기준 확립에 대부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의 원인 중 하나가 그간 부족했던 인적자원 투자에 있다는 지적에 어느 정도 공감해서다. 실제로 HDC현산은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직후 사고 수습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더불어 사내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 대표는 전임 대표들과 달리 철학과 신념을 철저히 지키는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며 "노조 측 제시안에 크게 공감한 만큼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 위기 극복과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