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2년 전만 해도 적자였던 OCI가 극적인 반전에 성공하며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목전에 뒀다. 회사는 성장 비결에 대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 안보 위기의식을 꼽았다. 덕분에 태양광 발전 수요가 증가했고, 회사의 주요 품목이자 태양광 발전 설비의 주요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강세로 전환,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OCI는 7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4조6713억원이며, 영업이익은 9805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3조2439억원)대비 44% 증가, 영업이익은 1년 전(6259억원)에 비해 56.65% 증가한 수치다. 적자를 기록했던 2020년과 비교하면 괄목상대한 성과다.

이에 대해 OCI 측은 "원자재 가격 및 금리 인상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전 사업부문이 안정적인 성장을 창출해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손익을 달성했다"며 "특히 폴리실리콘 판가 상승과 판매량 증가의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분기별로 보면 4분기에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OCI의 지난해 1분기 매출은 1조원, 2분기 1조551억원, 3분기 1조2825억원이며, 4분기에는 1조327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분기 1620억원, 2분기 1810억원, 3분기 2891억원, 4분기 3484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매분기마다 전분기를 상회하는 성적을 올렸다. 

매출액과 함께 회사의 경영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당기순이익도 4분기에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회사의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342억원, 2분기에는 1476억원, 3분기에는 2373억원, 4분기에는 35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영업이익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매출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사업부문은 카본케미칼과 베이직케미칼이다. 카본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은 1조9110억원으로 전체의 40.1%, 베이직케미칼은 1조8030억원으로 전체의 38.6%를 각각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정반대다. 베이직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380억원이며, 카본케미칼은 1380억원이다. 베이직케미칼의 영업이익 규모가 카본케미칼보다 5배가량 컸다. 회사는 베이직케미칼의 수익성이 더 높은 이유에 대해 "태양광 발전 사업의 수혜를 받아 폴리실리콘 판가 및 판매량 상승의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베이직케미칼 사업부문은 태양광 발전 설비의 주 원료 중 하나인 폴리실리콘과 도료, 접착제 등에 사용하는 TDI(톨루엔디이소시사네이트) 등의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카본케미칼 부문은 콜타르를 정제한 핏치 등을 만들고 판매한다. 에너지솔루션 부문은 태양광 발전소 다운스트림과 열병합 발전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OCI는 내실 있는 성장을 지향한다"며 "부채비율, 순자산, 자기자본이익률(ROE),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등 주요 지표를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인 재무제표를 유지하며 성장해야 한다는 것은 경영진의 철학"이라며 "올해도 안정적인 이익과 견조한 실적을 위해 투자지표를 면밀히 관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