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 주식을 처분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디톡스가 올해 새 보툴리눔 톡신 제품 출시와 미국 애브비로부터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반환받은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의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자금 확보' 목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에볼루스 주식 218만7511주를 232억원에 처분키로 결정했다. 매각 후 메디톡스의 에볼루스 보유 지분은 9.13%로 줄었으며, 이에 따라 최대주주 지위도 상실했다. 메디톡스는 매각 사유에 대해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파트너사였던 에볼루스 주식을 취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균주출처 소송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승소 이후 메디톡스는 2021년 2월 ITC 소송 등 모든 지적 재산권 소송의 완전 해결을 위해 미국 엘러간(현 애브비), 에볼루스와 3자간 합의 계약을 했다.

당시 에볼루스는 합의금(milestone)과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또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에 보통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때 메디톡스는 에볼루스 보통주 676만2652주를 68달러(7만5000원)에 취득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액면가는 주당 0.00001달러다.

이후 추가 주식을 취득하면서 메디톡스가 보유한 에볼루스 지분은 13.43%(746만3652주)로 늘었다. 여기에 에볼루스 최대주주였던 알피온이 에볼루스 주식 일부를 매도하면서 메디톡스가 에볼루스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메디톡스는 지난해부터 에볼루스 주식을 조금씩 매도하면서 차익 실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15만9000주를 총 23억5500만원에 팔았다. 이로 인해 지분율은 12.94%로 낮아졌다. 이후 추가 지분 매도 사실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재 메디톡스가 보유한 에볼루스 주식 수량을 볼 때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총 4만5152주의 주식을 추가로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메디톡스가 새로운 보툴리눔 톡신 제품 국내 출시와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의 미국 진출 준비 등을 하고 있는 걸 고려할 때 운영자금이 필요해 에볼루스 지분을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메디톡스가 연내 에볼루스 주식을 추가 매도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올해 뉴럭스 제품 국내 출시와 MT10109L의 미국 진출 준비라는 중요한 이벤트가 남아있다"면서 "에볼루스 지분 매각도 해당 이벤트에 들어갈 자금확보 목적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휴젤과의 ITC 소송을 대비한 자금확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휴젤 ITC 소송 비용 일체는 글로벌 소송 및 분쟁 해결 전문 투자회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그것과는 연결 짓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 관계자는"에볼루스 주식 추가 매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며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한편 메디톡스 계열사 메디톡스코리아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에 미간주름 개선을 적응증으로 신규 톡신 제제 '뉴럭스(NEWLUX, MBA-P01)'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기존 주력 보툴리눔 톡신 제품들이 행정처분 대상이 된 상황이여서 메디톡스 입장에서는 신제품 출시를 통한 '허가취소 우려'를 최소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나아가 메디톡스는 올 상반기께 앨러간(현 애브비 계열사)으로부터 권리를 반환받은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MT10109L'에 대한 허가 신청(BLA)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임상 3상 데이터 분석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