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지우 기자] 한세엠케이가 손문국 신세계인터내셔날 경영 고문과 김건우 전 화승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했다. 두 인사 모두 패션업계에서 손 꼽히는 MD와 재무전문가이니 만큼 한세엠케이가 이들의 도움을 받아 영입 및 조직, 브랜드를 재정비 해 신규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세엠케이는 3월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손문국·김건우 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손문국 씨는 신세계백화점에 몸담았던 인사로, 이 회사 근무 당시 MD통으로 이름을 떨쳤던 인사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신세계 판매부로 입사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영업4팀 여성부 부장, 신세계 여성캐주얼팀 수석 등을 거쳤다. 이후 2011년부터 패션과 상품기획부문을 담당하며 MD 역량을 쌓아왔다. 현재는 신세계인터내셔날 경영고문을 맡고 있다.

김건우 전 화승 대표는 패션업계에 대표적 '재무통'이다. 부산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관리에 입사 후 감사, 재무, 밀라노 주재원, 영업, 전략기획 등을 거쳐 빈폴2사업부장을 맡았다. 이후 2017년 화승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겼다. 김 전 대표는 패션 전 분야에서 브랜드 경영 및 재무 전략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한세엠케이가 패션업계 전문가들을 영입한 배경엔 2019년부터 이어진 실적 침체를 꼽을 수 있다. 이 회사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이유는 급격히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한 데다, 브랜드파워가 약해진 결과다. 실제 국내 패션 시장은 SPA와 고가 브랜드로 이분화 되어있는 상황인데, 한세엠케이의 주력 브랜드인 TBJ, 앤듀, 버카루 등은 모두 중저가에 포진되어 있어 설자리가 마땅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세엠케이는 기존 주력 사업을 확대·개선하기 보단 '총알배송', '전자태그(RFID)' 등 물류관리에 집중하는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부가적인 사업에 치중해 왔다. 그 결과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7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1.4% 늘어났지만, 영업손실은 220억원으로 같은 기간 적자폭이 82.8%나 확대됐다.

따라서 이번 손문국·김건우 씨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려는 것 역시 외부 인재를 수혈해 내부 조직을 재정비하고, 위기를 돌파할 필요성이 커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도 "한세엠케이가 현직 패션 업계 전문가들을 선임한 건 노후화 된 조직·브랜드 이미지 재정비와 신규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며 "손문국 고문과 김건우 전 대표를 이사회 구성원 합류 시켜 브랜드 강화 및 패션부문 경영 관리에 전반을 살펴보도록 하고 조언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한세엠케이가 패션업계의 주요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은 그간 지지부진했던 의류 사업의 수익성을 본격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이들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경험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브랜드 강화와 사업 전반에 걸쳐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자사의 다양한 브랜드를 온·오프라인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영업 부문을 보다 탄탄하게 다져나가야 한다는 판단 하에 손문국 고문과 김건우 전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리게 됐다"며 "두 인사의 다양한 경험과 역량이 앞으로 기존 패션사업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신규 목적사업으로 추가한 화장품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