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 애경그룹, 이스타항공 인수 효과는
경쟁 LCC 업체 대비 저렴한 매물…수익성 개선 기대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9일 11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정강훈 기자] 아시아나항공을 노렸던 애경그룹이 대안으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게 됐다. 신주 투자의 비중이 과도하게 컸던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이번 이스타항공 매각은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애경그룹의 자체 현금으로 인수 대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무구조에 미칠 악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경그룹은 이스타홀딩스 등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약 695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이를 지분 100%로 환산할 경우 1358억원에 해당한다. 저비용항공사(LCC)의 불황을 고려해도 이번 경영권 매각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뤄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경쟁사인 에어부산이나 티웨이항공과 비교해 봐도 이스타항공의 기업가치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상장사인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의 시가총액은  각각 3300억원, 2800억원 수준으로, 이스타항공의 2배 이상이다. 


작년 매출액은 티웨이항공 7318억원, 에어부산 6536억원, 이스타항공 5664억원이며, 항공기 대수는 티웨이항공 28대, 에어부산 26대, 이스타항공 23대다. 회사의 외형만 보면 이스타항공이 경쟁사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이스타항공의 기업가치가 낮게 매겨진 것은 재무구조 차이로 풀이된다. 이스타항공의 자본금은 486억원이며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결손금은 266억원이다. 올해는 영업손실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결손금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새 최대주주인 애경그룹의 이스타항공 자금수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주 투자에 대한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수가(695억원) 대비 과도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애경그룹이 앞서 노렸던 아시아나항공은 경영권 취득을 위한 구주투자보다 신주투자의 규모가 월등히 컸다. 애경그룹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1조5000억원 이상을 제시했는데, 대부분이 신주 투자였다. 인수인 측으로선 경영권 인수와 별개로 1조원 이상을 외부에서 조달해 다시 아시아나항공에 수혈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신주 투자를 감안해도 현재 애경그룹이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약 3300억원) 내에서 충당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무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애경그룹은 과포화 상태인 LCC 업계에서 확실한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제주항공은 1위 업체지만 업황 부진으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쓰지 못했다. 이번 이스타항공 인수로 시장을 재편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우선 항공기와 노선 운용의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 항공기의 경우 제주항공은 현재 보잉 737-800 단일기종을 46대 운용하고 있다. 이스타항공도 보유 기종 23대 중 19대가 보잉 737-800으로, 주력 기종이 겹친다. 추가 기재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기재를 운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두 항공사의 노선을 보면, 현재 제주항공은 국제선 66개, 이스타항공 34개 노선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 18개 노선이 중복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복 노선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운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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