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창업주, 쏘카 지분 늘리고 우군 확보 '잰걸음'
한 달간 20회 장내매수, 2만3000주 취득…특수관계인 지분율 42.91%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19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웅 쏘카 전 대표. (출처=쏘카)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쏘카 창업주인 이재웅 전 대표의 자사주 매입이 이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과거 풋옵션(매도권리) 행사로 인해 상실한 회사 주식을 되찾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재웅 전 대표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20회에 걸친 장내매수를 통해 쏘카 주식 12만3000주를 매입했다. 이를 통해 이 대표가 보유한 쏘카 주식은 기존 220만5000주에서 232만8000주로 늘어났다. 지분율로 보면 6.72%에서 7.10%로 0.38%p(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6일에는 이 대표와 공동경영계약 관계에 있는 '코리아 오퍼튜니티 3호 펀드'(ALTOS KOREA OPPORTUNITY FUND 3, L.P.)가 쏘카 주식 37만3073주(1.14%)를 사들였다. 해당 펀드는 한국 스타트업 투자에 특화된 미국계 VC(벤처캐피탈)인 알토스벤처스가 조성했다. 이외에도 '넥스트펀드 개인투자조합'도 1441주를 매집했다. 다만 발행주식(3279만4652주) 대비 미비한 수량이라 지분율은 0%에 해당한다.


이로써 쏘카 창업주인 이 전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쏘카의 합산 지분은 기존 1357만5296주(41.40%)에서 1407만2810주(42.91%)로 증가했다. 이 전 대표는 코리아 오퍼튜니티 3호 펀드와 넥스트펀드 개인투자조합 외에도 등 부인인 황현정씨를 포함한 13명의 개인과 5개 법인을 특수관계인으로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지분 매집에 나선 것은 2대 주주인 롯데렌탈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롯데렌탈이 또 다른 대주주인 SK로부터 쏘카 기보유 주식 전량을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분 이전이 마무리 되면 이 대표 측 지분과 격차가 좁아져 자칫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은 롯데렌탈은 오는 9월까지 19.7%에 해당하는 SK가 보유한 쏘카 주식 전량을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취득이 마무리 되면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율을 기존 14.99%에서 34.69%로 뛰게 된다. 40% 초반대인 이 전 대표 측의 지분율과 상당히 격차가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적대적 M&A(인수합병)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롯데렌탈이 쏘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차량 렌탈 시장에서 90%가 넘는 점유율을 갖게 돼 독과점 논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이 전 대표가 지분 매집에 나선 것은 과거 풋옵션 행사로 상실한 지분을 회복하기 위한 행보로 보는 게 타당하는 견해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8월 이 전 대표 측은 롯데렌탈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해 105만2000주(3.18%)를 넘겼다. 이로부터 3개월 후인 지난해 11월에는 58만7413주(1.79%) 물량에 대한 2차 풋옵션을 발동했다.


이는 2022년 8월 IPO에 참여한 또 다른 전략적투자자(FI)들이 행사한 풋옵션 비용을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FI 중 하나인 롯데렌탈이 이 전 대표 측의 주식을 매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례적으로 계약에 쏘카의 풋옵션을 보장해준다는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이 독과점 논란을 무릅쓰면서까지 쏘카 경영권을 확보하기에는 리스크가 매우 크다"며 "이재웅 전 대표 측의 계속된 지분 매집은 과거 풋옵션 행사로 넘긴 회사 지분을 회복하려는 자연스런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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