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의 밑 빠진 독 '솔드아웃', 돌파구 있나
3년간 865억 누적적자…무신사 870억·두나무 185억 출혈 출자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5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무신사)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에스엘디티가 모회사인 무신사와 투자사인 두나무로부터 수백억원의 지원을 받았지만 여전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리셀 플랫폼의 후발주자였던 데다 '가품논란'으로 고객유입이 정체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에스엘디티가 개인간거래(C2C)에 한정되어 있는 부분이 경쟁력 강화에 허들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에스엘디티가 운영중인 솔드아웃은 2020년 출시된 리셀 플랫폼이다. 한정판 아이템의 정·가품 여부와 하자 및 퀄리티 등을 검수해 판매자와 구매자간 중계업을 영위한다. 특히 한정판 스니커즈의 경우 마니아층이 두터운데다 리셀가격 역시 천정부지로 솟았던 덕분에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 받으며 소비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에스엘디티는 외형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비자간 거래하는 리셀시장 특성상 이용자가 많을수록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데 고객 수가 늘어나지 못한 탓이다. 실제 에스엘디티의 매출액은 ▲2020년 25억원 ▲2021년 16억원 ▲2022년 35억원으로 정체됐다. 경쟁사인 네이버의 '크림'이 2021년 33억원에서 2022년 460억원으로 14배 가량 매출액이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돌파구가 절실했던 에스엘디티는 작년부터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고 그 해 10월 중고거래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이며 비즈니스를 확장했다. 그 결과 에스엘디티의 지난해 매출액은 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5.6% 급증하며 본격적인 외형 성장에 시동을 걸었다. 


문제는 수익부문이다. 앞서 2020년~2022년 동안 이용자 확대를 위해 무료 수수료 형태로 운영됐던 점이 발목을 잡았다. 이 회사는 2021년 1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이후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427억원, 28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 결과 3년간 866억원의 영업적자가 누적되며 무신사의 연결이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에스엘디티의 수익성이 좋이 않았던 것은 리셀사업(에스엘디티)과 검수(아이씨디티)를 이분화시켰던 점도 영향이 컸다. 에스엘디티는 지난해 10월말 아이씨디피를 흡수합병하기 전까지 47억원의 수수료를 지불했다. 앞서 2022년에도 매출액(35억원) 보다 많은 77억원의 수수료를 냈다.


에스엘디티가 수익에서 고전하면서 무신사의 출혈 지원도 이어졌다. 무신사는 ▲2021년 50억원 ▲2022년 320억원 ▲2023년 500억원 등 총 87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에스엘디티의 곳간을 채웠다. 또 다른 투자자인 핀테크전문기업 두나무 역시 2021년 105억원, 2022년 80억원 등 총 185억원을 투자했지만 상황은 획기적으로 나아지지 않았다. 


그 결과 에스엘디티는 올해 과감한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먼저 재택근무와 대출이자 지원, 건강검진 등 직원 복지 혜택을 폐지했고 기존 서울 한남동과 목동에서 각각 운영하던 2개 스튜디오 중 한남동 스튜디오를 닫는 등 사무공간 통폐합도 진행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솔드아웃의 특성상 고객들에게 높은 신뢰도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앞서 가품 논란으로 플랫폼 지위가 낮아졌다"며 "중고거래가 오픈되긴 했지만 해당 서비스로 얼마나 많은 고객이 유입될지도 알 수 없어 크림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크림과 솔드아웃 모두 적자를 내고 있지만 개인간거래(C2C)에만 집중하는 솔드아웃보다 브랜드샵 등을 늘리며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는 크림의 수익성 제고가 더 빠르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에스엘디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적자 폭을 전년 대비 줄였으며 올해도 운영 효율화를 통한 본격적인 체질개선에 나설 계획이다"며 "이를 위해 기존 사업기획(에스엘디티)과 검수(아이씨디티)의 2개 법인으로 분리 운영하는 방식 대신에 양사를 합병하여 효율화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드아웃은 2020년 7월 서비스 출시 이후 초기 이용자 확대를 위한 이벤트 측면에서 무료 수수료 형태로 운영해 왔고 이후 작년부터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며 "2023년 10월 중고거래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이며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