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후 1년
'반도체 수혜주' 티이엠씨, 희귀가스 가격 '변수'
네온가스 가격 '1600→33달러' 하락…마진 감소 불가피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10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이엠씨. (출처=티이엠씨 홈페이지)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티이엠씨의 매출이 지난해 대폭 하락했지만, 올해 초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요 제품의 원자재로 사용되는 희귀가스의 가격 하락이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티이엠씨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08억원, 2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에 비해 매출은 42%, 60% 줄어든 수치다. 


티이엠씨의 주요 제품이 반도체 제조 핵심공정에 쓰이는 특수가스인 만큼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가 치명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객사인 글로벌 파운드리의 출하 물량이 줄어들면 티이엠씨 매출도 동반 하락하는 구조인 탓이다.


특히 매출의 80%를 담당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저조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15%, 85% 감소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은 27%가량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고성능 컴퓨팅에 최적화된 고대역 메모리(HBM)의 수요가 폭증하는 등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고 있어, 티이엠씨의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6조6000억원, 2조8000억원으로, 양 사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지난달 티이엠씨는 SK하이닉스와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네온 가스의 재활용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최근 희귀가스 시장의 시세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에 개발한 네온가스 재활용 기술에 관심있는 타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도 추가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온(Ne)‧크립톤(Kr) 연도별 수입가격 추이(1Kg 기준). (출처=관세청)

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최근 희귀가스들의 글로벌 가격 하락이 티이엠씨의 성장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티이엠씨의 매출이 주요 제품의 원자재인 네온·크립톤·제논 가스 가격에 따라 널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이엠씨의 매출·영업이익을 살펴보면 희귀가스의 시세가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네온과 크립톤의 가격이 각각 1600달러, 900달러까지 올랐던 2022년에 매출 3517억원, 영업이익 533억원을 기록했던 반면, 지난해 이들의 가격이 163달러, 140달러로 떨어진 2023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08억원과 211억원으로 떨어졌다.


티이엠씨의 실적이 희귀가스 가격에 따라 큰 변동을 보이는 이유는 원재료 원가에 따른 제품 가격 책정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티이엠씨는 매출처와 기본적으로 1년 단위 계약을 진행하지만 원자재의 글로벌 시세의 변동이 클 경우 분기 또는 반기 단위의 계약을 진행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시세변동이 컸던 지난해의 경우에는 네온, 크립톤, 제논에 한해 분기별로 계약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티이엠씨 2020~2023년 매출‧원가율 추이. (출처=티이엠씨 사업보고서 및 증권신고서)

이를 바탕으로 티이엠씨의 지난 4년간의 원가율을 살펴보면 76~82% 사이를 유지했다. 매 분기 새로운 계약을 통해 마진율을 보장받은 덕이다. 티이엠씨의 주요 제품에 이용되는 네온의 시세는 지난 3년 간 59달러에서 1612달러까지 변동했으나, 티이엠씨의 수익 비율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희귀가스의 시세 변동에 따라 마진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네온가스 가격과 티이엠씨 매출은 2021년 59달러와 900억원, 2022년 1612달러와 3517억원, 지난해 163달러와 2008억원이었다. 매출처의 변동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 시장의 업황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변동성이라는 지적이다.


IB업계에서는 티이엠씨의 이 같은 매출 변동성을 투자 위험으로 간주하고 엑시트를 단행한 초기 투자자들도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네온 가격이 33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원자재 시장이 안정화되는 상황인 만큼 티이엠씨의 미래 매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밖에도 티이엠씨가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는 디보란(B2H6) 가스 관련 송사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소송을 제기한 회사는 한국메디슨특수가스로, 티이엠씨로 이직한 최찬규 전무가 관련 기술을 유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재판 결과에 따라 양 사의 디보란 가스 관련 사업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티이엠씨가 최근 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등에 업고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도 "다만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들은 회사 비전보다 희귀가스 시세 변동성에 따른 눈앞에 리스크가 크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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