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채운 롯데EM, 투자 속도↑
신증설, 변수는 현지 인허가 뿐…반도체향 제품 다변화도 추진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6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에너지머리티리얼즈의 동박 (제공=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롯데케미칼의 동박 자회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추가적인 자본적 지출(CAPEX) 여력을 마련한 데 따라 남은 투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CAPEX를 3600원으로 잡은 가운데, 지난해 말 대비 1713억원 확충한 7433억원의 현금을 쌓았다. 보유 현금이 CAPEX의 2배 이상인 데다, 순차입금 비율이 마이너스(-)로 순현금 상태라 재무적으로는 여유로운 상황이다. 이와 함께 주요 연구 개발(R&D) 과제들을 완료하면서 비용 부담도 한층 덜었다. 


정성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재무·회계 부문장은 8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CAPEX로 3600억원 정도를 설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는 계획대로 집행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스페인 및 미국 공장에 대한 투자는 현지 사정에 따라 올해 다 집행되거나 내년으로 이전될 수도 있다"며 "CAPEX 사항에는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계현 롯데에너지머리티얼즈 신규 사업 부문장도 "스페인 신공장은 이미 인센티브를 확정 받았고, 현재 부지 정지 작업과 정부 인허가를 진행 중"이라며 "당초 내년 12월 기계적 준공을 목표로 제시했고, 부지 정지 작업도 60% 수준 진행됐지만 인허가 시점에 따라 완공 일정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인허가 주체가 여럿인 데다, 종합 승인을 맡는 위원회는 단계별로 3개월마다 열리는 등으로 신속한 인허가가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북미 공장은 부지 선정 막바지 단계로 후보지 주정부와 인센티브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미국 대선 등 대외적인 변수를 충분히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미 재무부에서 지난 3일 발표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전기차 세액 공제 조항 및 해외 우려 기관(FEOC) 최종 가이던스에서 동박이 핵심 광물이나 배터리 소부장 등 모든 사안의 FEOC 관리 요건에 포함되지 않은 점에는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아울러 중국산 저가 동박의 침투도 아직은 우려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분석이다. 조계현 신규 사업 부문장은 "미국은 현재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관세를 붙이고 있고, 대선 이후에도 이러한 보복 관세는 유지되거나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며 "시장 분위기로 봐서는 중국 동박 업체가 북미에 진출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 말레이시아 5, 6공장이 하반기 중 양산을 목표로 시가동 중인 등 해외 사업장을 차질 없이 운영, 준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완공 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말레이시아 생산 능력 6만톤이 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R&D 성과를 토대로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 전기차 뿐 아니라 반도체로 적용처를 다변화하기로 했다. 


김연섭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반도체 패키징 ▲인공 지능(AI) 반도체 ▲자율 주행 ▲항공 우주 용도의 6세대 동박 적층판(CCL)용 초저조도(超低照度) 제품 개발을 마쳤다"며 "현재 글로벌 고객사들의 승인 과정에 있으며, 이러한 차세대 고부가 동박은 고부가 2~3년 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테크(High-tech) 제품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반도체 패키징용 동박의 경우 유일하게 국산화한 경우로, 연내 양산을 추진 중이며 오는 2025년부터 본격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AI 반도체용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현 주류인 3세대 제품보다 앞선 4세대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고객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나아가 차세대인 5, 6세대 제품에 대해서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 투자도 순항 중이다. '꿈의 전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전용 니켈 동박도 개발을 마치고 고객사 테스트 중에 있다. 이밖에 지난 1월 익산 2공장에서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파일럿 라인을 착공, 현재 공정률 50% 이상 진척됐다. 기존의 리튬 망간(LMO) 양극 활물질 생산 설비를 활용한 리튬 인산철(LFP) 양극재 준양산 시설 구축도 3분기에 추진해 하반기 시운전까지 수행한다는 목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테슬라를 필두로 탑재가 늘고 있는 원통형 46파이(지름 46mm) 배터리에도 대응하고 있다. 


김연섭 대표는 "46파이 배터리 등 고객사들의 공정 및 폼팩터 맞춤형 제품에 대한 개발을 끝내고 다수 고객사로부터 승인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6파이 배터리와 관련해 중요한 동박의 물성은 와인딩(Winding) 쪽에 있는데, 와인딩을 고속으로 하기 위해서는 고연신(~)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고객사별로 고강도 중연신, 중강도 고연신 등 요구가 상이해 (고객사) 맞춤형 플랫폼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경우 초극박·고연신·고강도 등 특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하이엔드(High-end) 하이브리드 동박 양산 플랫폼 구축을 완료했고, 이미 1분기에 말레이시 공장 내 양산 라인을 승인 받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고객사의 공정이 46파이 배터리용으로 본격 변화하면 초기에는 양산 검증을 위해서 기존 동박을 사용하겠지만, 생산이 본격화될 내년 말이나 2026년부터는 고속 생산을 위해 당사의 46파이 배터리용 동박을 적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주력인 하이엔드 동박의 성장성을 강조했다. 당장 1분기만 해도 하이엔드 동박 판매량이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으며, 현재 고객사들과 협의 중인 신규 수주 물량의 70%를 하이드엔드 동박 제품으로 납품할 예정이라는 전언이다.


김 대표는 "올해까지는 당사를 비롯해 여러 경쟁사들의 공급이 많았다"면서도 "내년, 2026년부터는 의미 있는 추가 공급이 없기에 시장은 급격히 공급자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하이엔드 동박 시장의 연 평균 성장율을 35% 수준으로 추정 중이며, 46파이 폼팩터 변환 등 배터리 공정 혁신이 본격화되는 2026년을 본격 개화 시점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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