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더니]
"안방서 저평가된 'K-타이어', 獨서 프리미엄"
김승현 한국타이어 EV마케팅팀장…R&D‧세일즈‧마케팅 두루 거친 팔방미인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승현 한국타이어 EV마케팅팀장이 지난 16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한국타이어 본사(테크노플렉스)에서 인터뷰를 가진 뒤 '아이온'(iON)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아이러니하게도 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가장 저평가 돼 있는 곳이 한국 시장이다. 국내와 달리 유럽권에서 한국타이어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통한다. 완성차에 기본적으로 장착된 OE(신차용 타이어) 뿐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RE(교체용 타이어) 판매도 상당할 만큼 유럽인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김승현 한국타이어 EV마케팅팀장은 21일 딜사이트와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 K-타이어의 현주소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가 즐비한 독일에서 탑티어(Top-Tier)급 시장점유율(M/S)을 누리고 있다. 현지 타이어 브랜드인 콘티넨탈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은 수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타이어의 해외 생산거점이 들어서 있는 4개국(미국‧헝가리‧인도네시아‧중국) 중 한 곳인 헝가리에서도 최상위권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미래 먹거리인 아이온(iON) 마케팅을 총괄하는 김 팀장이 유럽 타이어 시장에 대한 조예가 남다른 것은 독일 주재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입사 10년째가 된 2016년 김 팀장은 한국타이어 유럽본부(Hankooktire Europe GmbH)로 파견돼 마케팅 전략팀(Marketing Strategy Team) 소속으로 4년 여간 근무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본부는 유럽 각국에 포진해 있는 20여곳의 법인을 총괄하는 헤드쿼터다. 


김 팀장은 "직업 특성상 자동차를 보면 타이어를 뚫어져라 쳐다보게 되는데, 'Hankook'이 새겨져 있는 타이어를 정말 흔하게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승현 한국타이어 EV마케팅팀장이 지난 16일 한국타이어 본사에서 딜사이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김 팀장은 '연구원 출신 마케터'라는 다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항공기계를 공부한 공학도인 김 팀장은 2006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하면서 타이어와 연을 맺었다. 첫 부서로 대전에 위치한 RE 개발팀에 배치돼 연구 내용을 토대로 타이어의 성능을 구현하는 일을 맡았다. 그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한국타이어가 성장을 지속해 온 회사라는 점에 끌렸다"며 "특히 공대를 나와서 대덕 연구단지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었다"고 회고했다.


타이어에 대한 이해가 생길 즈음 김 팀장은 커리어 전환을 시도했다. 6년간의 연구원 생활을 끝내고 본사 상품기획팀(2012년~2016년)으로 부서를 옮겼다. 이후에도 김 팀장의 도전은 계속됐는데 유럽본부(2016년~2020년)가 위치한 독일에서 글로벌 시장을 경험한 뒤, 2020년 귀국해 마케터의 길에 들어섰다. 컨슈머 마케팅팀장(2020년~2023년)을 거쳐 한국타이어의 신성장 동력이 될 아이온의 마케팅을 전담하는 역할을 부여 받았다. EV마케팅팀은 차세대 신규상품 기획을 비롯해 유럽, 미국, 중국 등에서 판매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핵심 지역 중에서도 특히 중국 시장에서 아이온 보급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팀장은 "이미 EV 보급률에서 세계 어느 국가 보다 앞서 있는 중국은 프리미엄급 전기차에 못지않게 저가형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커 관련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륙이고 도로 환경이 제각각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마일리지(타이어 수명)가 극대화 된 상품 위주로 전략을 수립해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판매된 2518만대의 차량 가운데 32%(810만대) 가량이 BEV(순수전기차)와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에 해당할 만큼 친환경차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김 팀장은 지금이야 말로 한국타이어를 가장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라며 아이온과 회사의 성장을 자신했다. 그는 "아이온을 비롯한 한국타이어 제품은 해외 메이저 브랜드에 결코 뒤지지 않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며 "경영진에서 모빌리티 시장의 EV화를 예측하고 아이온에 선제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브랜드 가치는 앞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그때는 현재의 가격으로 아이온을 구매하기 힘들어질 테니 교체를 서두르길 권한다"며 웃음 띤 얼굴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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