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의 입주민과 시행사가 중도금 대출 이자 대납을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지난달 28일 고양시청으로부터 임시사용승인을 받아낸 이후 시행사가 중도금 대출 이자 대납을 거절해서다. 입주민 측은 임시사용승인과 사용승인이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한 세대를 대상으로 시행사가 이자 대납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은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656번지에 위치한다. 총 7필지로 대지면적은 9만2291㎡다. 건물 연면적은 5만7935㎡이며 건폐율 32%, 용적률 52%의 452세대 타운하우스다. 도시형생활주택으로 건축물은 지상 1층에서 3층으로 구성됐다. 시행사는 RBDK홈즈로 RBDK 창업주 김병석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8일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의 입주예정자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고양시청에서 해당단지의 임시사용승인을 받은 이후 시행사가 입주예정자를 대상으로 이자 대납 중단을 알렸다. 이에 입주예정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시행사와 입주민이 중도금 대출 이자 대납을 두고 갈등을 벌인 배경에는 해당 프로젝트의 계약방식이 영향을 끼쳤다.

단지의 입주자 모집공고에 나와있는 계약금 중도금 대출 안내문에 따르면 사업주체(시행사)가 지정한 대출취급기관에서 중도금 대출 시 대출이자는 후불제 조건을 달았다. 중도금 대출 이자는 사업주체가 지정하는 입주지정기간 최초일 전일까지는 사업주체가 대신 납부하고, 입주지정기간 최초일로부터는 계약자가 직접 납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입주 후 입주자가 사업주체에 대납한 이자를 정산하는 구조다.

시행사 입장에서는 임시사용승인을 받은 지난달 28일부터 입주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자대납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반면 입주예정자들은 임시사용승인이 세대별로 차이가 있는 만큼 임시사용승인이 나지 않은 세대에게는 RBDK홈즈가 중도금 대출 이자의 대납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임시사용승인 가구는 전체 452세대 가운데 36세대(7.96%)에 불과하다.   

   

RBDK홈즈는 이자 대납의 거절 이유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에 따른 경영 위기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RBDK홈즈의 PF대출 만기일은 3월 중순으로 파악됐다.

RBDK홈즈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2021년 말 기준으로 총 1223억원의 PF대출이 남아있다. 이자율은 평균 3.7%로 연간 45억원 이상을 대주단에게 지급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대폭 인상된 것을 감안하면 이자율은 이보다 크게 올라갔을 것으로 전망된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이 같은 RBDK홈즈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단지의 분양수익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다는 이유에서다. 입주예정자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의 분양대금 4500억원 중 RBDK홈즈의 토지 매입대금인 1122억과 현대건설의 도급액 1699억원을 제외하더라도 1679억원의 수익을 거뒀다고 꼬집었다.

올해 1월로 예정된 준공기일을 지키지 못해 입주 지연의 원인을 제공한 현대건설은 입주민들에게 지체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현대건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화물연대파업 등 대외여건이 악화하면서 공기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입주예정자협의회는 고양시청을 상대로 RBDK홈즈의 사업단지 원가공개 요청 및 초과 이익에 대한 환수를 요구하는 공문과 내용증명을 발송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