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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인가
딜사이트 김민기 차장
2023.04.04 08:17:52
이사회, 주주를 대신해 대리인 감시하고 견제해야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3일 08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1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1기 정기 주주총회장 입구.

[딜사이트 김민기 차장] "CEO가 좋은 실적을 내면 오랫동안 기업을 경영하고, 반대로 실적이 안 좋아지면 이사회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CEO를 바꾸는 게 미국 소유분산기업의 경영 방식"


최근 딜사이트에서 개최한 지배구조 포럼에서 김우진 서울대 교수가 한 말이다. 포스코나 KT처럼 특정 대주주나 오너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은 이사회에 더욱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소유분산기업을 두고 말이 많다. 그럴 때마다 전문가들은 늘 정부가 CEO 선임 등에 개입하는 것보다는 이사회 기반의 승계 시스템을 갖추고 그대로 이행해야 정권 교체 시기마다 기업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끝까지 버티던 KT는 사정정국의 칼날에 결국 무너졌다. 힘을 실어줘야 하는 이사회는 오히려 이사가 1명만 남았다. 7명이나 줄줄이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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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누구나 사퇴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차기 KT 대표직을 두고 벌인 공개 경선 결과 정치권 인사들을 뒤로 하고 KT 내부 출신 인사들이 최종 후보로 선발된 이후부터 이사들이 하나둘씩 사퇴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KT의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퇴진한 구현모 대표이사는 KT의 '최고 전성기'를 이끌었다. 단순 통신회사였던 KT를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DIGICO)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상장 이래 최대 실적을 썼고, 2만원을 하회하던 주가도 한때 4만원에 육박했다.


포스코는 또 어떠한가. 역대 회장들은 대통령 임기 중간에 연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연임한 뒤의 임기는 전원 채우지 못했다.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지만 제대로 작동이 된 적은 없다.


KT나 포스코 모두 새 CEO가 누가 되든 결국 연임을 할 경우 새로운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 아무리 좋은 실적을 내고 장기적인 비전을 선보여도 연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주주들의 동의도, KT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도, 경영 성과도 상관 없이 새 CEO의 미래는 또 다시 반복될 공산이 크다.


혹자는 소유분산기업 CEO가 연임을 너무 오래 한다는 지적도 한다. 하지만 오히려 김 교수는 미국도 CEO가 평균 7~8년을 재임한다고 말한다. 그 정도 임기는 돼야 장기투자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KT의 이사진들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통신 산업이나 기업 경영에 대한 경험보다는 정치에 주력했던 사람들이 더 많다. 이들이 CEO를 견제하고 주주들의 가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기존 CEO가 주는 특권과 혜택을 누리며 주주들이 아닌 CEO와 CEO 주변인들에게 충성을 다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답은 돌고 돌아 이사회에 있다. 이사회는 주주를 대신해 대리인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곳이다. 이사들은 회사와 CEO뿐 아니라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번에 구성되는 이사회는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CEO를 선임할 수 있는 인물로 구성해야 된다. 이번 이사회 역시 현 정권과 교감하는 인사들로 꾸려진다면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최근 대한축구협회(KFA)가 승부조작범을 포함한 축구인 100명을 사면 조치해 논란을 빚었다. 결국 재심의 끝에 사면 조치를 전격 철회하면서 정몽규 축협 회장의 백기 투항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사면 조치로 인해 축협이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것은 이사회 안건을 '날치기'로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축구팬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일부 축구종사자들의 밥그릇 챙기기를 위해 우루과이 평가전 한시간 전에 갑자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무엇보다 이사회 멤버들은 이번 안건에 대해 한마디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 거수기로 전락한 이사회가 얼마나 무서운지, 축구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아닌 본인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어떠한 결정을 내일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소유분산 기업의 이사회 역시 일부 세력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곳이 돼서는 안된다. CEO도, 정부도, 이사회도 회사의 주인이 아니다. KT를 이용하는 고객들, KT의 주식을 가진 수많은 소액주주들, 공적 통신 업무를 이용하는 국민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회사를 구성하고 지속 발전시킨다. 새로운 CEO는 더이상 정치권이 아닌 이들에게 시선을 맞춰야 올바른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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