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코스나인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신규사업 목적을 추가한 후 주가가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기발행 전환사채(CB) 전환청구권 행사와 재무적 투자자(FI)의 블록딜 등으로 대규모 오버행(공급과잉) 우려를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나인은 지난 11일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13.59% 오른 1212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나인 주가는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56.58% 급등했다. 지난달 29일 정기주총에서 사업목적에 로봇과 태양전지 등을 추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정관상 사업목적 추가는 신사업 진출에 선행되는 작업이다. 다만 정관 변경이 반드시 신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코스나인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최근 기발행 CB가 대규모로 전환되면서 매도 대기물량이 급증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발행 CB 전환가액은 600원대로 현재 주가(1212원)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해, 당장 장내매도를 해도 2배에 가까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른 시일 내에 차익시현 목적 대규모 매물이 쏟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코스나인은 총 549만여주(8.85%)에 달하는 매도 대기물량이 쌓였다. 이는 코스나인 최대주주인 바이오라인밸류인베스트먼트 투자조합이 보유한 주식 359만주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단순투자자의 투자목적은 차익실현인 만큼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으로 지난 6일과 7일 13억원 규모 21회차 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전환가액은 659원으로 발행 예정 주식은 총 204만여주다. 이는 현재 총주식수 대비 3.29%에 해당한다. 상장예정일은 각각 오는 14일과 다음달 8일이다. 또, 지난 10일에는 FI인 엔에스엔이 지난달 17일 보유하고 있던 주식 345만여주를 주당 700원에 케이임택트 투자조합에 장외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총 발행 주식수 대비 5.55% 수준이다.

이와 별개로 매도 대기매물은 더 있다. 아직 전환권청구가 이뤄지지 않은 21회차 CB만 101억원 어치에 달한다. 현재 전환가액 기준으로 무려 1540만주 규모다. 총 발행주식 대비 25%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코스나인은 이중 일부인 29억원어치를 오는 28일 재매각하기로 했다. 매입자는 엑소셀이란 회사다. 해당 CB 역시 주식으로 전환돼 장내매도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상장사가 오버행 우려를 감수하고 CB 등을 통해 자금을 모집하는 이유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주가 희석분보다 높은 기업가치 상승을 이루기 위해서다.

그러나 코스나인은 기업가치 상승을 이루는데 난항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17~21회차 CB를 발행해 410억원을 조달했다. 모집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과 신규사업을 위한 운영자금 등에 모두 소진했음에도 실적은 오히려 부진하다. 코스나인은 자금조달 후 최근 3년간 연결 기준 매출액이 210억원에서 89억원으로 57.61%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8억원에서 76억원으로 확대했다.

본지는 코스나인측의 향후 신규사업 계획 등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