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교보자산신탁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은 1193억원으로 전년(835억원) 대비 42.9%(358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회사의 수수료수익과 이자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교보자산신탁의 수수료수익은 932억원으로 전년(728억원)보다 200억원가량 늘었고 이자수익은 같은 기간 35억원에서 85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교보자산신탁 매출이 급격히 증가한 데에는 2년 전부터 수주한 차입형·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물량이 실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교보자산신탁의 지난해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액은 630억원,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수주액은 378억원이다. 교보자산신탁이 관련 사업 수주를 시작했던 2020년 당시 수주액(차입형 토지신탁 97억원·책준형 토지신탁 220억원)을 고려하면 2년새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교보자산신탁 관계자는 "2020년 사명 변경 이후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수익 구조를 개선했다"며 "당시 수주한 차입형 토지신탁,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이 준공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으로 인식하는 금액이 커졌고 실적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교보자산신탁의 영업이익은 399억원으로 전년(354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 상승폭이 저조한 데에는 영업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교보자산신탁의 영업비용은 480억원에서 794억원으로 3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영업비용이 크게 증가한 데에는 대손상각비 규모가 급격히 확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보자산신탁의 대손상각비는 163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5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상승폭이 크다. 

대손상각비는 회수가 불확실한 매출채권 등을 상각처리한 것을 말한다. 차입형·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수익성이 높은 만큼 리스크도 크다. 부실 위험이 있는 매출채권이 늘어났다는 의미로 향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다만 교보자산신탁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만큼 재무 부담 확대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교보자산신탁의 지난해 현금및예치금은 122억원으로 전년(410억원)보다 300억원가량 줄었다. 

유동성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내역을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 지난해 교보자산신탁이 보유한 현금및예치금(122억원) 중 현금및현금성자산이 104억원에 달한다. 2021년 교보자산신탁이 보유한 장기성예금은 310억원으로 이중 현금및현금성자산은 78억원에 불과했다.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우수한 편이다. 지난해 교보자산신탁의 NCR은 1039%에 달한다. 전년(1548%) 대비 축소되긴 했지만,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NCR 150% 이상을 훨씬 웃도는 상황이다.

교보자산신탁 관계자는 "늘어난 대손상각비는 소송 관련 금액으로 향후 승소하게 되면 전부 환입될 것"이라며 "개발사업과 관련해 쌓아둔 대손상각비도 미분양이 해소될 경우 모두 매출에 반영할 것이며 향후 공매 등을 통해 전액 회수한다는 가정하에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